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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별세] `평창` 두 단어에 눈시울 젖어…스포츠 발전에 업적

매일경제 김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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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6일 평창유치발표순간. [사진제공 = 삼성전자]

2011년 7월 6일 평창유치발표순간. [사진제공 = 삼성전자]


25일 78세를 일기로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망라해 한국 스포츠 발전 과정에서 큰 발자취를 남겼다.

서울사대부고 재학 시절 레슬링과 인연을 맺은 이 회장은 1982∼1997년 대한레슬링협회 21∼24대 회장을 지내며 한국 레슬링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이 회장 재임 시기 한국 레슬링은 올림픽 7개, 아시안게임 29개, 세계선수권 4개 등 40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현대와 삼성이 한국 스포츠를 양분하던 시절, 이 회장은 여러 종목의 창단과 운영을 주도해 한국 체육 발전의 초석을 놓았다.

삼성은 현재 프로야구, 프로축구, 남녀 프로농구, 프로배구단과 탁구, 레슬링, 배드민턴, 육상, 태권도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장은 특히 야구에 관심을 보여 1982년 프로 원년부터 2001년까지 삼성 라이온즈의 구단주를 지내기도 했다.


삼성은 이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초창기부터 명문 구단으로 확고히 입지를 다졌다.

삼성그룹 회장에 오른 1987년 이전부터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상임위원을 역임한 이 회장은 1993년부터 3년간 KOC 부위원장을 거쳐 199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IOC 위원으로 선출돼 마침내 스포츠 외교의 전면에 나섰다.

고(故) 김운용 위원, 이 회장에 이어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이 국제유도연맹(IJF) 회장 자격으로 2002년 IOC 위원으로 선출되면서 한국은 2000년대 초반 IOC 위원 3명을 보유해 스포츠 외교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IOC 문화위원회(1997년), 재정위원회(1998∼1999년) 위원으로 활동한 이 회장은 굴지의 글로벌 기업 회장으로 동료 IOC 위원들과 쌓은 친분을 활용해 강원도 평창이 세 번의 도전 끝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공을 세웠다.

2011년 7월 6일,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 발표를 앞두고 전 세계의 이목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국제 컨벤션 센터에 집중됐다. 그리고 한국 시간으로 밤 12시 IOC 총회장에 올림픽 찬가가 울리고 자크 로케 IOC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올림픽 개최지 선정에 도전한 모든 나라를 환영한다"고 입을 연 그는 하얀 봉투 속의 카드를 공개했고, 이내 "평창"을 외쳤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기쁨의 환호성을 터뜨리던 그 순간, 이 회장은 눈시울이 젖은 채 묵묵히 서 있었다.


2009년의 시작과 함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적극 나선 이 회장은 1년 반 동안 170일간 해외 출장을 다니며 IOC 위원들을 만났다. 이 기간 이건희 회장이 평창 유치를 위해 전세계를 누빈 거리는 지구를 5바퀴 돌고도 남았다.

저녁 약속을 했던 IOC 위원이 다른 일정이 늦어져 약속을 취소하겠다 했지만, 1시간 30분을 기다려 만나기도 했다. 또 IOC 위원과의 식사자리에는 항상 당사자의 이름이 새겨진 냅킨을 테이블에 비치하는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그 모든 노력과 열정은 '평창!'이란 외침으로 돌아왔다.

2014년 5월 1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인근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이 회장은 이후 심장 스텐트(stent) 시술을 받고 치료에 전념하고자 정년(80세)을 5년 남긴 2017년 IOC 위원직을 사퇴했다.

그러나 삼성과 IOC, 올림픽의 인연은 이후로도 계속 이어졌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로컬스폰서로 올림픽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1997년 IOC와 톱(TOP·The Olympic Partner) 후원 계약을 해 글로벌 기업으로 본격적으로 발돋움했다.

삼성전자는 올림픽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로 IOC와 인연을 맺고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두 차례 계약 연장을 거쳐 2028년 로스앤젤레스 하계올림픽까지 30년간 올림픽을 지탱하는 IOC 최고 레벨의 후원사로 자리매김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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