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윤석열, 그 자리 직분 다하는 게 국민 위한 봉사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마친 후 국회를 나서고 있는 모습.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그 자리에서 직분을 다하는 것이 곧 국민을 위한 봉사라고 일침을 놓았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을 통해 “윤석열 총장은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퇴임 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 했지만, 본래 공직자의 자리란 국민께 봉사를 하는 자리”라며 “천천히 생각해 볼 일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공정하고 치우침 없는 수사를 하시면 될 일이다. 정답은 이미 있다. 서둘러 행하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과거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 수사를 하다가 권력에 의해 좌천됐다면, 지금은 국민의 마음으로부터 좌천되고 있다”며 “무엇을 쫓아왔고, 또 쫓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본다면 모를 리가 없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국정감사는 검찰이 국민의 눈으로 감사를 받는 엄중한 자리이지, 조직 내부의 신임을 얻고자 하는 총장 1인을 위한 무대가 아니다”라며 “직분의 경계를 벗어나지 않고 본인의 위치에 충실해달라. 그것이 곧 국민을 위한 봉사”라고 촉구했다.

윤 총장은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정계 진출 의향’을 질문받고 ‘국민 봉사’라는 답을 내놨다. 강 대변인 논평대로라면 지금도 그 자리에서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면 그 자체가 국민을 위한 봉사라고 꼬집은 셈이다.

지난 23일 새벽 국정감사가 말미에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지금 언론에 대통령 후보로 여론조사까지 되고 있다”며 “임기 마치고 정치를 하려는 마음이 있느냐”고 윤 총장에게 물었다. 그러자 윤 총장은 짧은 침묵 뒤 “지금 제 직무를 다 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고 향후 거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소임을 다 마치고 나면, 저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우리 사회의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와 국민들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은 천천히, 퇴임하고 나서 한번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런 방법’에는 정치도 들어가느냐”고 재차 되물었다. 그러자 윤 총장은 “그것은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해 여운을 남겼다. 그가 퇴임 후 거취에 대한 생각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총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2022년 3월 예정된 차기 대선을 7개월여 남긴 시점이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잘 모실테니 정치판으로 오라. 그게 윤 총장이 당당하게 공직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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