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1번 VS 추미애 7번, 국감장 때아닌 ‘책상 치기’ 논란

22일 오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외출을 위해 경기도 정부 과천청사 내 법무부 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 국정 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거 왜 책상을 치고 그래요?”(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니 제가 언제 책상을 쳤어요. 저 김용민 의원이 치셨지”(윤석열 검찰총장)

“뭘 김용민이 쳐!”(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추정)

22일 오후 6시쯤, 대검찰청 국정감사장에 때 아닌 ‘책상 소리를 낸 범인 찾기’가 시작됐다. 송 의원이 “왜 책상을 치느냐”고 지적하자, 윤 총장은 “책상을 친 적이 없다”고 반박했고, 주변 의원들이 “허위사실”이라고 소리치며 국감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송 의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나중에 동영상을 보시라. 답변할 때 액션을 조심하시라”고 지적했다.

윤 총장은 정말 책상을 쳤던걸까? 영상을 돌려본 결과, 송 의원 말이 사실이었다.

당시 송 의원과 윤 총장은 ‘검찰총장이 법무부장관의 부하냐 아니냐’를 주제로 설전을 치루고 있었다. 윤 총장은 “검찰 수사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무직 공무원인 검찰총장이 (선출직 공무원인) 장관의 부하가 아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총장은 이를 “상식적인 것”이라고도 했다.

반면, 송 의원은 ‘지휘감독 여부가 상급자와 하급자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주장하며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으니, 장관은 총장의 상급자”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윤 총장이 “검사가 사법경찰관을 지휘하면 검사가 사법경찰관의 상사가 되는 것이냐”고 반발하며 대화는 격해졌다. 윤 총장은 이 답변을 하면서 책상을 한 차례 내려쳤다. 이를 송 의원이 지적한 것이다.

윤 총장은 “내려친 적 없다”면서도 “제가 만약 쳤다면 정중히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송 의원이 “일부러 그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흥분하셔서 그런 것 같다”고 하자 윤 총장이 “네네”라고 수긍하면서 잠시간의 다툼이 일단락됐다.

이 장면은 지난 6월 25일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책상을 7차례 쿵쿵 두드리며 윤석열 총장을 비난했던 모습과 비교되며,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윤 총장은 사과했지만, 똑같이 ‘책상을 두들겼다’는 지적을 받았던 추 장관은 되려 “물타기하지 말라”고 반발했다는 것이다.

추 장관은 당시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초선의원 간담회에 참석해, 책상을 주먹으로 7차례 내려치며 “(윤 총장이) 저의 지시를 절반으로 잘라먹었죠. 장관의 말을 겸허히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랍시고 해가지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어서”라고 윤 총장을 비난했다.

이 모습에 정의당 조차 “(추 장관이) 책상을 쿵쿵 치고 ‘애들이 말을 안 듣는다’는 뉘앙스를 풍겼다”며 “전반적으로 표현이 너무 저급하고 신중치 못하다. 전형적인 ‘꼰대’ 스타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추 장관은 페이스북에 글을 쓰며 이 마저도 ‘언론탓’을 했다. 추 장관은 “장관의 언어 품격을 저격한다면 번지수가 틀렸다”며 “장관이 저급하다는 식의 물타기로 검언유착이라는 본질이 덮어질지 모르겠다. 언론의 심기가 그만큼 불편하다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원우식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