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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뉴스로 피살 알아”… 국방부, 왜 안알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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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드러나는 軍의 한심한 행태
해군이 해수부 공무원 이모씨가 북한군에게 살해된 사실을 언론 발표를 본 뒤에야 파악한 것으로 16일 드러났다. 이런 내용을 몰랐던 해군은 이씨가 실종된 이후인 지난달 21일 오후 2시부터 국방부 언론 발표가 있던 24일 오전 11시까지 약 70시간 동안 바다에서 수색 작업을 했다. 북한은 이 총격 살해 전후에 국제상선통신망으로 우리 측에 “영해에 침범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해군은 단 한 차례도 구조·인계 요청을 하지 않았다. 총격 사건 대처 과정에서 우리 군 내부 정보가 전혀 공유되지 않은 것이다. 야당은 “청와대와 국방부가 해군에조차 관련 정보를 숨긴 배경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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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철 합참의장이 16일 해군 2함대를 방문해 대비태세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합동참모본부


국회 국방위원회 해군본부 국정감사 속기록에 따르면, 우리 해군은 지난달 21일 오후 2시부터 실종된 이씨 수색 작전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북방한계선(NLL) 3㎞ 부근까지 근접하자 북측은 국제상선통신망으로 “접근하지 말라”는 취지의 경고 방송을 했다. 국제상선통신망은 인근 해역의 불특정 다수에게 공표하는 방식의 국제 표준 통신 채널이다.

이튿날인 지난달 22일 오후 3시 30분쯤 국방부는 감청 첩보 등을 토대로 북측이 이씨의 신병을 확보한 사실을 파악하고, 같은 날 오후 6시 36분 청와대에 이를 서면 보고했다. 그런데 이 무렵 NLL 근접 해역에서 수색 중이던 해군에는 이런 내용을 알리지 않았다. 이후 국방부는 북한이 이씨를 총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사실도 파악했지만 이를 이틀 뒤 언론에 발표할 때까지 해군에 알려주지 않았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해군 대장)은 전날 국감에서 “실종자가 북한 측에 잡혀 있었다는 사실은 국방부의 언론 발표 때 알았다”고 했다. 이종호 해군작전사령관(해군 중장)도 “국방부로부터 ‘북한이 이씨 신병을 인계할 수 있으니 출동 대기하라’는 통지도 없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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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북측이 이씨를 발견한 사실을 몰랐던 해군은 이날 북측의 경고 방송에 “(실종자에 대한 언급 없이)정상적인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만 했다. 북한은 이날 밤 상부의 지시로 이씨를 총살했다. 군 내에서는 이 사령관이 ‘(본인이 아니라) 해군참모총장은 몰랐다’는 취지로 답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야당은 “청와대와 국방부는 해군에 첩보 내용을 전파하고 북측에 구조·인계 요청을 하도록 지시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북한은 어선이 남쪽으로 표류하자 국제상선통신망으로 우리 측에 “배를 구조·인계하라”고 발신했는데, 우리 군은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해군은 언론 발표로 이씨가 북한군에게 사살된 것을 알게 된 지난달 24일부터는 북한의 경고 방송에 “우리 관할 해역에서 실종된 국민을 탐색하고 있다”며 뒤늦게 대응 방식을 바꿨다. 이를 두고 우리 국민이 참혹하게 총살당한 사실을 알고 나서도 군이 제대로 된 항의조차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북측에 구조·인계 요청을 하지 않은 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할 마음이 없느냐”고 묻자,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은 “우리 국민의 실종과 관련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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