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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주한 해고…단식 농성 돌입하는 이스타항공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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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박이삼 위원장 "정부, 저비용 항공사 통폐합 후 국유화하는 방안 고민해야"
CBS노컷뉴스 조혜령 기자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가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가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아침 8시. 휴대폰이 책상 위에서 시끄럽게 울렸다.

이삿짐 박스가 곳곳이 놓여 있는 자취방에서 전직 이스타항공 부기장 정모(37)씨가 손을 더듬어 휴대전화를 쥐었다.

새벽까지 입사지원서를 쓰다 늦게 잠이 든 그는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나갈 채비를 했다. 오늘은 조종사 노조원들과 국회 앞에서 정리해고를 규탄하는 피켓 시위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 달 전, 그는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회사는 14일 오늘 예고한대로 자신을 포함한 605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4년차 부기장인 자신뿐 아니라 20년차 선배들도 해고 대상자에 이름이 올랐다.


막노동에 엑스트라 출연까지 했지만 생활비와 대출금을 갚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그는 서울 집을 정리하고 지방의 부모님 댁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정씨는 "돈을 벌려고 뭐라도 하고 싶어서 지원서도 쓰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지원하는 회사에서도 조종사 경력을 보고 회사를 오래 다닐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13년차 기장 박모(54)씨도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신용대출이 있는데 10월 말까지 회사에 취직하지 않으면 대출을 연장할 수 없다"며 "당장 돈벌이가 시급해 여기저기 일자리를 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주기돼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주기돼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실제로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친척의 공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거나 포크레인 자격증을 따며 생활 전선에서 고군분투중이다. 여성 승무원의 경우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공간 안내를 하기도 한다.

전직 이스타항공 직원은 "직원들은 이제 포기해서 처분만 기다리는 실정"이라며 "사실 대안이 없는 게 더 문제"라고 말했다.

대량해고 사태가 터진 후 직원들은 국회 앞에서 매일 시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상직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것 이외에는 달라진 것은 크게 없다.


이에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14일부터 국회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박이삼 위원장은 "정부여당이 해고노동자의 고용유지를 위해서는 이스타 국유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코로나19로 저비용 항공사의 줄도산이 예상되는 만큼 LCC를 통폐합해 국유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고용유지와 노동 존중을 외쳤던 만큼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오늘부터 단식 농성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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