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구름많음 / 0.0 °
동아일보 언론사 이미지

“남친이 졸라서 찍었는데…” 노예문서 된 섹스동영상

동아일보
원문보기
[동아일보]

“둘만의 추억을 남기자”는 남자친구 말을 믿고 성관계 동영상을 찍은 여성들이 이별 후 협박당하는 사례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파렴치한 남성들은 동영상을 공개하겠다며 협박하고 돈을 뜯어내는 것도 모자라 여자친구 개인정보를 인터넷에 올려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8일 헤어진 여자친구 A 씨(21)가 다시 만나주지 않자 그녀의 알몸 사진과 개인정보 등을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대한 특례법 위반)로 김모 씨(24·전직 회사원)의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학 선후배인 두 사람은 2년 동안 연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12월 김 씨는 부산 동래구 자신의 집에서 A 씨와 성관계를 가지면서 이를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촬영했다. 김 씨는 자신의 얼굴은 찍지 않고 여자친구의 얼굴은 동영상에 그대로 등장하게 했다. 여자친구가 잠든 틈을 타 중요 부위를 사진 찍기도 했다.

올해 초 A 씨가 이별을 요구하자 김 씨는 돌변했다. 김 씨는 동영상 2개와 알몸 사진 10여 장을 협박도구로 이용했다. 다시 만나주지 않으면 인터넷에 사진과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수차례 협박했다. 참다못한 A 씨는 지난달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 사실을 안 김 씨는 국내 유명 음란사이트에 A 씨 알몸 사진과 이름 나이 직장 전화번호까지 올렸다. 이를 보고 전화를 걸어온 수많은 남자 때문에 A 씨는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 사진, 동영상 촬영이 쉬워지면서 A 씨와 같은 피해사례가 늘고 있다. 한 명문여대 인트라넷 게시판에는 ‘남자친구가 동영상을 촬영하자고 조른다. 찍기는 싫고, 거절하면 헤어질 것 같아 고민이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에서 접수한 고민상담 565건 중 10% 정도가 성관계 동영상이나 알몸 사진, 몰래카메라로 협박당한 피해 사례였다.

성관계 동영상을 빌미로 돈을 뜯어낸 남성도 있다. 보험사 직원 B 씨(32)는 2010년 10월부터 C 씨(26·여)를 만났다. 지난해 7월 B 씨는 C 씨와 동남아 휴양지로 여행을 떠났다. C 씨는 남자친구의 계속되는 요구에 성관계 동영상을 함께 찍었다. 지난해 10월에도 서해안으로 여행 가 두 번째 성관계 동영상을 찍었다. B 씨는 C 씨가 헤어지자고 요구하자 동영상을 공개하겠다며 돈을 뜯어냈다. 결국 2000여만 원을 빼앗긴 B 씨는 최근 경찰에 신고했다.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다니는 D 씨(27)는 만나는 여자친구마다 알몸 사진을 찍어 인터넷 저장공간에 올렸다. D 씨가 “네가 옆에 없을 때 외로움을 달래려면 알몸 사진이 필요하다”고 계속 조르자 여자친구들은 이 요구에 못 이겨 카메라 앞에 섰다. 이렇게 그의 카메라에 저장된 여성이 여러 명이다. D 씨는 서버 ID를 친구들과 공유하며 이 사진을 돌려봤다. 단체 카카오톡 방에도 잠자리 사진을 공개해 친구들 사이에선 D 씨 여자친구들이 특정 부위를 딴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화영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장은 “남성들은 상대 여성이 들어주지 않고는 못 배기게끔 집요하게 동영상 촬영을 요구하면서도 이를 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사랑을 빙자해 원치 않는 일을 여성에게 요구하는 건 명백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건강한 성문화 교육기관인 푸른아우성 이재경 사무국장은 “협박이나 돌려보기 위한 동영상 촬영은 범죄”라고 말했다.


박훈상·김수연 기자 tigermask@donga.com

▶ [채널A 영상]입에 수건 물린 뒤 손톱 뽑으며…끔찍한 성매매
▶ [채널A 영상]‘성접대 동영상’ 속 별장, 어떻게 생겼나 보니…

[☞오늘의 동아일보][☞동아닷컴 Top기사][☞채널A 인터넷 토픽!]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김종국 런닝맨
    김종국 런닝맨
  2. 2트럼프 사진 삭제
    트럼프 사진 삭제
  3. 3현빈 손예진 사랑
    현빈 손예진 사랑
  4. 4현대건설 6연승
    현대건설 6연승
  5. 5대통령 집무실 청와대 복귀
    대통령 집무실 청와대 복귀

동아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