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한국에 대한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현 수준(AA-,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는 7일 "한국경제에 대한 대외신인도를 재확인한 데 의의가 있다"며 고무적인 반응을 숨기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고통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세계 주요 국가간 경제지표를 비교하면서 "한국을 재발견했다"는 자평을 내놨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열린 국가신용등급 관련 브리핑에서 "피치의 금번 국가신용등급 및 전망 유지 결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세계경제 침체로 사상 최다 수준의 국가 신용등급·전망이 하향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피치는 주요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줄줄이 강등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신용등급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피치는 한국에 대한 이번 국가신용등급평가가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과 고령화·완만한 성장에 따른 중기 도전과제 아래서 양호한 대외건전성, 지속적인 거시경제 성과, 재정 여력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치 기준으로 AA-는 4번째로 높은 국가신용등급을 의미한다. 영국, 홍콩, 벨기에, 대만 등 국가가 AA- 그룹에 속해 있다. 최고등급인 AAA에는 독일, 싱가포르, 미국 등 10개국, 다음 등급인 AA+에는 핀란드 등 3개국, 그 다음인 AA등급에는 프랑스 등 5개국이 포진해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줄하향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가 국가신용등급이나 전망을 하향한 사례가 올해 들어서만 107개국, 211건에 달한다. 영국과 캐나다는 국가신용등급이 내려갔고, 미국과 일본은 등급 전망이 최근 하향조정된 바 있다.
이 수석은 "코로나 위기 상황을 감안해야 하고, 그럼에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역대최고수준을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치는 코로나19 확산이 경제성장과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효과적인 코로나19 정책 대응을 통해 주요 선진국과 유사 등급(AA) 국가 대비 양호한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청와대> |
이 수석은 "올해 성장률은 물론, 올해와 내년을 합산한 성장률을 계산해도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면서 피치의 보고서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한국을 재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팜 등 국내 업체들의 공모 대박과 관련해서도 한국 증시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란 평가를 내놨다.
이 수석은 3개 업체의 실명을 언급하며 "최초 상장을 통해 5조, 6조, 4조원짜리 이렇게 큰 기업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경제나 산업구조가 (세계) 어디에 있을까라는 측면에서 생각해본다"면서 "(전세계) 대다수 주식시장과 한국시장의 차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다만 피치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의 재정적자가 증가하는 사실을 지적했다. 고령화로 지출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높은 부채수준은 재정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가계부채 상환능력과 은행 건전성은 현재 양호하나 가계부채 규모의 증가로 취약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
아울러 피치는 남북관계가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피치는 지난 6개월간 한국의 외교적 노력이 답보 상태이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전망이 악화됐다고 평가하면서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이 신용등급을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한반도의 긴장이 더 악화되면 신용도를 하향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 리스크를 매우 신중하게 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를 국가신용도와 관련해 설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 1월부터 7월까지 폐업한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수급자 수는 지난 3년간 합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공개한 '최근 3년간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 및 수급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폐업한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수급자 수는 4277명이며 이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합계인 3404명보다 많았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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