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구름많음 / 0.0 °
뉴스1 언론사 이미지

"오후에 학원 가야하는데"…'오전·오후반' 시행 '돌발 변수'

뉴스1
원문보기

오후반 참여시 학원 등원 어려워…"서울은 시행 불가능할 것"

"다른 학년 등교일 줄이고 초1·2 등교일만 확대될 가능성도"



5일 오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5일 오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교육부가 추석 연휴 특별방역기간이 끝나는 오는 12일부터 등교수업을 확대하겠다면서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하루 2차례 '오전·오후반'을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일각에서는 실효성이 없는 대책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오후반을 운영하게 되면 방역과 생활지도 등을 위한 인력이 더 필요한 데도 추가 지원책이 나오지 않은 데다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학사를 운영하면 학생들이 생활패턴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오전·오후반 운영을 위해서는 교시별 수업 시간을 줄여야 하는데 이에 따른 수업의 질 저하가 발생할 수도 있다. 오후반에 참여하면 학원 수업을 듣기 어려워지는 문제도 겹쳤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밀집도를 방역기준에 맞게 지키면서 초등학교 저학년 학습격차를 해소할 수 있게 등교를 확대해야 한다"며 오전·오후반 운영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교육부는 방역당국이 오는 11일까지를 추석 특별방역 기간으로 지정함에 따라 등교수업 인원을 전국 유·초·중학교는 전교생의 3분의 1, 고등학교는 3분의 2 이내로 유지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오전·오후반은 학년별로 나눠 운영하거나 각 학년을 '홀짝'으로 나눠 시행할 수 있다. 초등학교 1~2학년은 오전에 등교하고 3~4학년은 오후에 학교에 가는 식이다. 3분의 1 밀집도 기준을 지키면서도 일주일에 1~2회 학교에 가던 학생들이 모두 주3회 이상 등교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한상윤 한국초중고등학교교장총연합회 이사장(서울 봉은초등학교장)은 "오전·오후로 나눠 진행하려면 수업 시간 축소가 불가피한데 이로 인해 수업이 충실하게 진행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2학년은 4~5교시, 3·4학년은 4~6교시, 5·6학년은 5~6교시의 수업을 하루에 받게 되는데 오전·오후반을 운영하면 각 수업 시간을 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가령 40분씩 6교시 수업을 들어야하는 5학년 학생이 오전반에 참여하는 경우 급식을 먹고 오후 1시까지 하교하기 위해서는 교시별 수업 시간을 15분 이상 감축해야 한다.


교육부는 오전·오후반 운영을 위해 수업시간을 줄이는 것을 허용하고 단축 시간도 학교 재량에 맡기고 있다. 줄어든 수업 시간을 추후에 원격수업으로 보충하고 있는 학교도 있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 학습 안전망 추진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5일 충남 금산중앙초등학교에서 인공지능(AI) 수학 시스템 도입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 학습 안전망 추진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5일 충남 금산중앙초등학교에서 인공지능(AI) 수학 시스템 도입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급식을 먹고 하교하는 오전반 학생과 급식 이후 수업을 듣는 오후반 학생이 점심 시간에 몰리면 밀집도가 높아져 감염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이사장은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급식 시간을 늘리게 되면 수업 시간이나 쉬는 시간이 더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오전·오후반 운영을 등교수업 확대 방안으로 제시하고도 늘어난 학교 운영 시간에 대비한 방역 인력 추가 지원 계획은 발표하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정현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은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생활지도나 방역을 도와줄 인력도 더 필요한데 교육부는 지원 방안 없이 성급하게 시행 계획만 밝혀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부모 입장에서도 등교 시간이 계속 바뀌게 되면 학원이나 돌봄 문제와 관련한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여러 인터넷 학부모 커뮤니티에는 교육부의 오전·오후반 운영 방안 발표 이후 자녀가 오후반 수업을 듣게 되면 '다니던 학원을 끊어야 해 고민'이라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 한 초등학교 교장은 "불편한 진실이지만 학부모들은 공교육과 사교육을 상호보완재로 생각해 오전·오후반을 운영할 경우 학원을 선택하는 학부모들이 꽤 있을 것"이라며 "특히 교육열이 높은 서울에서는 사교육 때문에라도 오전·오후반 시행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방역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학교 밀집도 기준에 따라 등교수업이 운영돼야 한다고 못박은 상황에서 오전·오후반 시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결국 초등학교 저학년만 등교수업이 늘어나고 나머지 학년의 등교수업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학년은 일주일에 3번 학교에 가고 3~6학년은 하루씩 등교하거나 1~2학년이 일주일에 2번 학교에 가고 나머지 학년은 1~2회 등교하는 식이다.

한 이사장은 "등교 인원이 3분의 2 수준으로 늘어나지 않는 이상 1~2학년 정도만 학교에 더 가고 나머지 학생은 오히려 등교수업이 줄어 불만이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부산, 인천, 강원, 충남, 전북, 경남, 세종 등 여러 지역 학교에서 오전·오후반을 운영하고 있다"며 "다만 학교 현장이나 학부모의 우려도 있는 만큼 학교 구성원의 협의를 거쳐 시행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unhun@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통일교 특검 합의
    통일교 특검 합의
  2. 2김영환 돈봉투 의혹
    김영환 돈봉투 의혹
  3. 3이정후 세계 올스타
    이정후 세계 올스타
  4. 4베네수 유조선 나포
    베네수 유조선 나포
  5. 5트럼프 엡스타인 파일 삭제
    트럼프 엡스타인 파일 삭제

뉴스1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