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떨어진 앨 고어는 2006년에 <불편한 진실>이라는 책과 영화를 발표하여 언론의 큰 관심을 모았다.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현대자동차에서 일하고 있던 나는 이 책이 나온 걸 보면서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었다.
조지 W 부시가 미국 대통령이 된 후 미국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에 딴지만 걸고 있었고, 회사도 친환경차 개발에 주저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 책이 화제가 되자, ‘이제 사람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함께 해결에 나서겠지’라고 생각했던 나는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변해야 하고, 나는 무엇을 더 해야 할지 고민했다.
조지 W 부시가 미국 대통령이 된 후 미국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에 딴지만 걸고 있었고, 회사도 친환경차 개발에 주저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 책이 화제가 되자, ‘이제 사람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함께 해결에 나서겠지’라고 생각했던 나는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변해야 하고, 나는 무엇을 더 해야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반짝하던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관심은 이내 사그라들었다. 책 출판이 고어가 다시 대선에 나오기 위한 수순이라는 얘기가 있어 기대했는데, 그는 결국 출마하지 않았다.
책 출판 이후 14년이 지난 지금 ‘불편한 진실’을 보고 있으면 씁쓸한 기분이 든다.
책이 나온 2006년에도 지구촌 여기저기에서 강력한 태풍과 홍수가 발생했고 북극 얼음이 대량으로 녹아내렸다. 고어는 지구온난화로 어떤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심해질 것인가를 이미 세세하게 경고했다. 그 내용은 지금도 유효하다.
다만 책의 마지막에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방법을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내용은 현재로서는 유효하지 않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면 괜찮다고 되어 있는데, 이는 출간 당시의 기준으로 그동안 상황은 훨씬 더 나빠졌다. 이제 인류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어야 최악을 면할 가능성을 겨우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김지석 |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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