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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사랑한 건축가, 빛으로 인간과 신을 잇다

서울경제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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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르 코르뷔지에
신승철 지음, 아르떼 펴냄


프랑스 동부 시골 마을 롱샹에는 건축과 관련된 일을 하는 많은 이들이 생애 한 번은 직접 보고 싶어하는 건축물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르 코르뷔지에(1887~1965)가 인간과 신을 연결하기 위해 마을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지은 롱샹 성당이다. 정식 이름은 샤펠 드 노트르담 뒤 오. 성당의 외관은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이미지를 환기한다. 노아의 방주처럼 보이다가도 어느새 모자를 쓴 수도자의 얼굴을 하고 있다.

성당 내부는 또 다른 세계다. 크고 작은 틈과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잔잔하게 스며드는 빛이 방문객들의 마음에 경건함을 불러일으킨다. 건축이 인간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항상 믿었던 르 코르뷔지에가 신을 향한 인간 여정의 종착지 같은 성당을 세운 것이다.

르 코르뷔지에는 롱샹성당을 짓기 이전에 이미 근현대 건축사의 이정표가 되는 많은 건축물을 설계했다. 그는 늘 새로운 건축으로 현대적 생활 방식을 제안했고, 공간이 인간의 행복을 배가할 수 있음을 증명하려 애썼다. 특히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주택 대량생산을 위한 건축 기본 구조도 구상하기도 했다. 필로티, 옥상정원, 수평창, 자유로운 평면과 입면 등의 건축 원칙이 그러한 구상의 부산물이다.


‘르 코르뷔지에’는 미학과 미술 이론, 건축 이론을 연구하는 신승철 강릉원주대 조형예술·디자인학과 교수가 건축가의 생전 발자취를 따라 유럽을 여행한 후 건축물에 대한 평가와 감상을 정리한 책이다. 그는 르 코르뷔지에가 노년의 안식처로 삼았던 프랑스 남동부 해안의 시골 마을에서 시작해 근대 건축의 출발을 알린 빌라 사보아, 현대식 아파트의 기원이 된 위니테 다비타시옹을 거쳐 롱샹 성당과 라투레트 수도원까지 여행했다. 저자는 그곳에서 행복한 건축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오늘날에도 르 코르뷔지에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식지 않는 이유를 깨닫는다. 1만8,800원.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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