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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도시라고? 도봉산과 송현아를 아시나요? 알고 보면 신기한 인천

매일경제 권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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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도시. 검색창에 치면 연관 검색어로 마계인천이 등장한다. 클릭하면 연관검색어로 이부망천이 뜬다. 마계도시와 이부망천은 인천에 붙은 오명이다. 올 여름에는 수돗물에서 유충이 검출돼 난리가 나기도 했었다.

한 인천 출신 유튜버는 인천에 대한 거친 이미지를 희화화한 영상물을 히트시키기도 했다. 인천에 산다는 이들이 해당 영상에 각별히 호응했다. 마계도시 인천. 알고 보면 나쁘지만은 않다.

인천대교 / 사진 =한국관광공사

인천대교 / 사진 =한국관광공사


◆ 최장 최대 최고…기록의 도시, 인천

인천은 항구다. 수도 서울의 관문이기도 하다. 영종도에는 인천국제공항이 있다. 공항 가는 길에 건너야 하는 인천대교는 총 연장 21.38km에 교량 구간 18.35km로 한국에서 가장 긴 다리다. 사장교 중에서 세계 7위다.

우여곡절 끝에 작년 가을 개통한 월미도 바다열차는 코로나 전에 북적였는데, 이 노선에 기네스에 오른 장소가 있다. 사일로 벽화가 세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기록됐다.

둘레 525m이고 높이는 48m로 아파트 약 22층에 달하는 규모다. 전문미술가 20여명이 100일 가까이 작업했는데, 사용된 페인트 양이 무려 86만5400ℓ라고 한다.


사일로 벽화 / 사진 = 인천교통공사

사일로 벽화 / 사진 = 인천교통공사


이밖에도 단일 면적당 가장 점포수가 많은 지하상가로 부평 지하상가가 기네스에 이름을 올렸다. 지하상가 입구만 23곳이고 점포는 1400여개다. 부평 사는 사람도 이곳에서 길을 잃는다.

주안염전은 최초의 염전, 강화도성당은 최초의 성당, 내리교회도 최초의 감리교회, 지금은 사라진 대불호텔은 최초의 근대식 호텔, 팔미도 등대는 최초의 현대식 등대, 자유공원도 최고의 서양식 공원이다.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동동 떠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한국 최초 사이다는 1905년에 신흥동 인천탄산수제조소에서 만들었다. 얼음 박스 하나 없던 시절 단돈 3전에 사이다는 불티나게 팔렸다.


최초의 성냥공장 조선인촌주식회사도 인천 동구 배다리에 1917년 들어섰다. 1950년대 후반 10곳까지 늘어났던 성냥공장은 1970년대 후반 라이터가 등장하면서 서서히 사라져갔다. 지금은 작은 성냥박물관이 남아 역사를 기억하게 한다.

짜장면의 원조 인천

짜장면의 원조 인천


◆ 짜장면, 쫄면…서민 음식의 고향, 인천

최초의 짜장면은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탄생했다. 주로 중국 산둥 성에서 넘어온 이들이 고향 음식을 만들어 먹은 데서 유래했다. 최초의 짜장면집 공화춘은 1905년 문을 열었으나 1983년에 폐업했다. 현재는 그 건물은 짜장면 박물관으로 쓰인다.


대신 공화춘 창업자 우희광의 외손녀 왕애주 씨가 신승반점을 운영한다. 유니짜장이 대표메뉴다. 쇠고기와 채소를 잘게 썬 소스가 짜지 않고 부드럽다. 달걀 프라이를 하나 올려주어 맛을 더한다.

공갈빵도 차이나타운에서 만들어졌다. 중구 선린동 화교학교 맞은편 복래춘이 4대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주인장인 곡회옥씨의 어머니가 인천역 부근에 나가서 팔면 큼지막한 모습으로 보고 샀더니 가볍고 속이 비어있어 “공갈치는 것 아니냐”라는 항의를 들었다. 한국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던 곡 씨의 어머니는 집에 돌아와 ‘공갈’이 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아예 ‘공갈빵’이라고 미리 말하고 팔았다.

인천 차이나타운

인천 차이나타운


쫄면도 인천이 시작이다. 신포국제시장에 1호점이 있는 신포우리만두도 쫄깃쫄깃한 쫄면을 선보였다. 1970년대 중구 경동에 있던 ‘광신제면’에서 냉면을 만들다 우연히 굵은 국수 가락을 뽑아 공장 앞 분식점에 면발을 공급했던 게 시초로 알려져 있다. 중구 인현동 분식점인 ‘맛나당’이다. 당시 주방장으로 일했던 노승희씨가 쫄면이란 이름을 붙였고, 이후 신포동에서 신포우리만두 1호점을 운영하던 박기남 회장이 메뉴로 추가한 게 대중적 인기를 끈 계기였다.

지난 2002년 일본 신주쿠 백화점에서 열린 ‘월드컵맞이 한국문화 페스티벌’때 전주 비빔밥, 부산 동래파전과 함께 인천 쫄면이 한국 대표 음식으로 꼽히기도 했다.

해병대 군복무 시절 현빈  / 사진 = 매경DB

해병대 군복무 시절 현빈 / 사진 = 매경DB


◆ 168개 섬과 ‘난쏘공’의 도시 인천

168개 섬과 ‘난쏘공’의 도시 인천해군과 해병대가 인천에 주둔한다. 광역시 중 유일하게 접경지역이고 섬이 무려 168개나 되기 때문이다. 그 중 유인도가 41곳이다. 서해 5도는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로 북방한계선인 NLL에 인접해 있다. 배우 현빈도 연평도에서 군 복무를 했다.

인천은 북한과 접경지역이고 항구도시이면서 공업도시다.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1978년 6월 초판을 발행한 지 39년 만에 300쇄를 돌파해 한국 소설의 새 지평을 열었다. 자동차 공장 일이 고되어 잠을 자면서도 코피를 쏟는 노동자 가족을 다뤘는데, 소설 속 주요무대 ‘기계도시 은강’은 영락없이 인천이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은 도시의 그림자인 빈민의 생활을 다뤘다. 소설 속 배경인 인천 동구와 중구는 과거에는 달동네였다. 달동네는 달(월)세를 내고 산다는 의미다. 김중미 작가는 1987년부터 동구 만석동 달동네에 살면서 보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작품을 써내려나갔다.

인천 지역 야구팀을 소재로 한 박민규의 소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펜클럽'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전철타고 대학가자” 옛날 인천의 고등학교 풍경을 묘사한 구호인데, 한국 최초의 열차노선인 경인선(1호선)을 타고 서울로 대학에 가야한다는 의미다. 조금은 ‘웃픈’ 내용이다.

인천 야구박물관

인천 야구박물관


◆ 야구의 도시, 인천

인천은 야구의 도시다. 일제 강점기부터 구도(球都)라 불릴 만큼 인천사람들의 야구 사랑이 컸다. 한국야구계에서는 한국야구의 기원을 1904년 미국인 선교사 필립 질레트가 야구 장비를 들여와 황성기독교청년회(YMCA) 회원들에게 알려준 것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한국 최초의 야구경기는 1906년 2월 11일 YMCA와 독일어학교팀의 야구경기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에 앞서 1890년대 후반부터 이미 인천항 등 일본 거류민 집단거주지에서 야구를 즐겼다는 이야기와 인천항을 오가는 상인들에 의해 야구가 전파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이라는 캐치 플레이로 막을 올린 1982년 프로야구 원년 구단이 함께한 도시 6곳 중 하나가 인천이었다. 삼미의 홈구장 도원역 인근 숭의야구장은 2008년 철거됐다.

박민규의 '삼미슈퍼즈의 마지막 팬클럽'에 영감을 받아 만든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의 촬영지는 인천 시내에는 별로 남아 있지 않다. 야구 장면은 부산 구덕 구장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찍고, 나머지는 대부분 부산의 벽화가 예쁜 감천문화마을에서 촬영했기 때문이다.

인천 야구의 심장 문학경기장에서 조금 떨어진 주안동의 신기시장. 주차장과 연결된 야구박물관엔 인천 야구를 주제로 삼미 슈퍼스타즈의 시절 기념품부터 SK와이번스 최정 선수의 유니폼까지 야구인의 땀과 눈물이 밴 전시물을 진열해 놓았다. 신기시장 외에도 야구를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 인천 시내 곳곳에 있다.

인천의 야구명문 동산고등학교 앞에는 '류뚱' 류현진을 기념하는 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동산고를 나온 류현진은 인천을 떠나 세계적 스타가 되어 모교 앞으로 돌아온 것이다.

맥아더 동상 / 사진 = 매경DB

맥아더 동상 / 사진 = 매경DB


◆ G2 장군의 흔적이 남은 인천

인천에는 미국과 중국의 대표적인 장군이 흔적을 남겼다. 당나라 장군 소정방은 신라와 당나라의 연합군으로 백제를 침공했다. 인천 앞바다 덕적도에 바짝 붙은 섬에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 섬에서 육지로 상륙하여 근처 산에도 주둔했다. 소정방의 이름을 따 소야도와 소래산이라 불렸다. 소래포구도 마찬가지 이유로 보고 있다.

한국 최초의 서양식 공원은 1888년 인천에 조성된 각국공원이다. 서울 탑골공원이 1897년 만들어졌으니 9년이나 빠르다. 만국공원이라고도 불리다가, 1957년 맥아더 동상이 들어서면서 자유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맥아더는 서해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 사진 = 한국관광공사


◆ ‘도봉산’ ‘송현아’를 아십니까

마지막 장은 B급 정보다. 인천에 도봉산과 송현아가 있다. 도봉산은 서울 도봉구에 있는 산이다. 인천의 도봉산은 ‘항도‧운봉‧운산’을 합쳐 ‘도봉산’이라고 했다. 인천에서 유명한 고등학교 세 곳을 일컫는 말인데, 무서운 형님들이 다니셨다. 중구 지금은 세 학교 모두 이름을 바꿨다.

인천 핫 플레이스는 송도 프리미엄 아웃렛이다. 줄여서 ‘송현아’라고 한다. 그 옆에 트리플스트리트는 줄여서 ‘송트리’라고 한다. 송현아‧송트리는 현재 인천의 대표적 상권이다.

[권오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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