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유공자, 영구임대아파트 화단서 숨진 채 발견(종합)

5·18 민주화운동 당시 금남로에서 계엄군과 대치하는 시민 [5·18기념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5·18 민주유공자가 영구임대아파트 화단에서 생을 마감했다.

1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께 광주 광산구 한 영구임대아파트 화단에서 이 아파트 8층에 거주하는 A(60)씨가 쓰러진 채 주민에게 발견됐다.

온몸을 심하게 다친 A씨는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다.

5·18 유공자인 A씨는 홀로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며 기초생활수급 급여로 생계를 이어왔다.

우울증을 호소했던 그는 이웃과 교류 없이 사회복지사의 면담조차 기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등 5·18단체 등에서 대외활동을 한 이력도 없다.

A씨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소요죄 혐의로 연행, 구금된 기록이 남아 상이등급을 부여받았다.

전남에 거주하는 유족이 아직 시신을 인도받지 않아 장례절차는 미정이다.

A씨는 이날 이른 오전 1년여 만에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더는 삶에 미련이 없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

노후 자금을 여비 삼아 평생 못했던 여행 등을 최근 반년 동안 누렸다는 근황도 지인에게 전했다.

경찰은 A씨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행정 당국은 A씨 장례를 지원하고, 국립 5·18민주묘지 안장 절차를 유족에게 안내할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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