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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직원들 “이상직 의원님, 212억 재산 회사엔 한푼도 못내나요?”

조선비즈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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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직원 700여명이 길거리에 나앉게 된 와중에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2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 의원의 자녀들이 보유한 이스타홀딩스 주식 가치는 3000만원에서 16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과거 재산신고 때는 액면가로 신고했다가 이번엔 순자산가치를 반영해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애꿎은 직원들이 6개월째 임금 한 푼 못 받고 회사를 떠나는 지경이 오도록 이 의원은 수백억 재산을 한 푼도 내놓지 않은 것이냐"며 공분하고 있다.

28일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1대 신규등록 국회의원 175명의 재산 공개 내역에 따르면 이상직 의원의 재산은 212억6700만원으로, 민주당 1위를 기록했다. 이 의원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27억9800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으며, 지역구인 전북 전주을에서는 전세를 살고 있다. 이 의원은 이 밖에도 2400만원 상당의 스키장 콘도 회원권을 갖고 있다. 이 의원의 딸(31)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가 소유한 전주의 한 아파트도 1년 만에 7000만원이 오른 것으로 신고됐다.

이 의원 가족의 유가증권 보유액은 전체 의원 중 상위 3위에 속했다. 이 의원의 딸과 아들(21)이 소유한 비상장주식인 이스타홀딩스 유가증권 자산은 1년 전 3000만원에서 168억5000만원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비상장주식은 액면가를 기준으로 산정해왔으나, 실제 가치와 괴리가 크다는 지적에 지난 6월부터 실거래가 혹은 1주당 당기순이익 가치의 60%에 1주당 순자산 가치 40%를 더해 기재하도록 변경되면서 자산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스타항공 실소유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스타항공 실소유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 의원 자녀가 소유한 이스타홀딩스 주식을 두고 매입자금 출처 의혹과 불법증여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2015년 10월 30일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된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의 모회사로 이 의원의 딸과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의원 딸이 대표로 있는 이스타홀딩스는 영업실적이 없는데도 설립 2개월 만에 향후 ‘인수 예정’인 이스타항공을 담보로 100억원을 차입한 뒤 이스타항공 지분 68%를 매입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 의원 딸을 비롯해 이 의원 일가가 그동안 이스타항공에서 수령한 임금만도 수억원에 달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디자인을 전공한 이씨는 2018년부터 이스타항공 브랜드마케팅본부장(상무)으로 일했다. 지난 7월 상무이사직에서 사임한 이씨는 지난 1~3월 급여로만 1060만원을 받았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봉은 1억1800만원이었다. 1억원을 호가하는 2018년식 포르쉐 마칸 GTS를 타고 다녀 화제를 모았던 이씨는 지난 1년간 생활비 등으로 예금 40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신고됐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이상직 의원 일가 재산내역 (관보 게재)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이상직 의원 일가 재산내역 (관보 게재)



오너 일가가 수백억원의 재산을 신고하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와중에 이스타항공은 생존을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6대 운항에 필요한 약 426명을 제외한 남은 인력 700여명을 모두 정리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이날부터 31일까지 정규직 직원들을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희망퇴직자의 체불임금을 우선 변제하고 통상임금 1개월분의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경영 정상화시 희망퇴직자를 우선적으로 재고용하기로 하고 이에 대한 합의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이후 다음달 7일에는 정리해고 대상자를 통보하고, 이들은 10월 6일부로 해고된다.


이스타항공은 벼랑 끝에 서 있다. 지난 3월 전 노선 셧다운에 들어간 이스타항공은 6개월째 매출 제로(0) 상태다. 여기에 체불 임금 280억원을 비롯해 2000억원에 달하는 미지급금이 남아있다. 또 매달 임금과 통신료, 리스비 등 120억원 가량의 빚이 새로 쌓이고 있다. 직원들은 지난 2월 임금의 60%만 지급받은 데 이어 3월 이후로는 6개월째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퇴사한 직원은 총 467명에 달한다.

이 의원에 대한 직원들의 분노는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의원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직후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지방자치단체와 도민이 향토기업인 이스타항공 살리기 운동에 나서야 한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6월 26일 이스타항공 본사 앞에서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에 대한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6월 26일 이스타항공 본사 앞에서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에 대한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희망퇴직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힌 한 직원은 "청년 일자리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자기 홍보를 해 온 이상직 의원은 결국 회사 어려움에는 나 몰라라 한 채 고통분담을 하지 않았다"며 "월급 한 푼 못 받은 직원들이 식당 아르바이트마저 구하지 못해 생계를 걱정할 때 이 의원과 이스타홀딩스 대표라는 딸은 뭘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이 의원 일가의 의혹 때문에 제주항공과의 딜이 더 어렵게 된 측면이 있는데, 그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꼬리 자르기를 하기 급급했다"며 "정리해고 당하면 밀린 임금을 받을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고 재고용이 실제로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결국 이상직 의원 일가가 포기하겠다는 지분은 여전히 그대로고, 그들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직원들만 생계를 잃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 직원은 또 "이번에 재산신고한 이스타홀딩스 지분 가치는 실제 가치는 높지 않아 보인다"면서 "아파트 등 다른 재산을 이스타항공에 헌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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