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지고 잠기고···태풍 '바비'가 할퀸 제주도

제8호 태풍 ‘바비’가 26일 오후 8시 현재 목포 서남서쪽 약 190㎞ 지점을 통과해 북상하는 가운데 제주에는 신호등과 가로수가 꺾여 떨어지고 공사장 펜스가 쓰러지는 등 시설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초속 10∼20ｍ의 강한 바람과 함께 시간당 20∼30㎜의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제주 지역 곳곳에서 시설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제주시 연동의 한 도로에서는 강풍에 신호등이 도로 위로 떨어져 긴급 복구작업을 벌였다. 아라2동의 한 도로에서는 가로등이 꺾여 도로를 덮쳤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도로 곳곳에서 가로수가 꺾여 쓰러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지붕이 파손되고 상가 유리창이 깨지고 공사장 펜스가 쓰러지는 등 시설물 피해도 잇따랐다. 제주시 동광로 한 아파트 외벽 마감재가 떨어져 주차된 차량을 덮쳤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74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시 도련사거리 인근 도로에는 지름 약 27㎝ 크기의 땅 꺼짐 현상(싱크홀)도 발생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해안도로 일부 구간이 침수돼 차량 진입이 통제됐다. 중문관광단지 내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앞 우수관도 폭우로 역류했다.

중심기압 945 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5ｍ에 달하는 역대 최고 수준의 태풍 바비의 북상으로 김포·제주공항 등에서 항공기 100여편이 무더기로 결항했다. 기상청은 바비가 서해상을 따라 시속 24㎞로 북북서진해 27일 오전 4~5시께 서울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교환기자 chang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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