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롤모델이라고 전해 들어서 감사했죠. 그래도 나와 같은 길을 안 걸었으면 좋겠어요. 처음부터 잘했으면 해요(웃음)."
두산 베어스 주전 유격수 김재호(35)가 새내기 1차 지명 유격수 안재석(18)에게 남긴 진심 어린 조언이다. 두산은 24일 2021년 1차 지명 선수로 서울고 3학년 우투좌타 유격수 안재석을 선택했다. 2004년 김재호 이후 17년 만에 품은 1차 지명 내야수였다.
두산은 강한 어깨와 안정적인 수비 능력, 강한 손목 힘이 바탕이 된 수준급의 콘택트 능력을 갖춘 안재석을 "차세대 두산 유격수가 될 자질을 갖춘 선수"로 평가했다.
안재석은 롤모델 김재호와 같은 구단 유니폼을 입게 된 사실에 감격스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지켜봐 온 선배님과 같은 팀에서 뛰게 돼서 감격했다. 모든 두산 선배들께 본받을 점이 정말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롤모델인) 김재호 선배님과 같은 구단에서 운동을 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정말 좋다"며 기뻐했다.
김재호는 안재석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뒤 "나를 롤모델로 이야기해줘서 감사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팀에 와줘서 정말 좋고, 우리 팀 내야수들이 노쇠화된 상태라 꼭 좋은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많은 경쟁자들이 있긴 하지만, 그 속에서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한다. 1차 지명의 자부심을 갖고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응원했다.
안재석은 롤모델의 발자취를 따르고 싶다고 했지만, 김재호는 "나와 같은 길을 안 걸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백업으로 지낸 10년까지는 닮지 않길 바라는 선배의 마음이었다.
김재호는 2004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주전 유격수' 타이틀을 달기까지 10년이 걸렸다. 2013년까지 손시헌이라는 큰 산이 버티고 있는 동안 김재호는 백업으로 지내며 '만년 유망주'로 불렸다. 19살 기대주는 29살이 돼서야 빛을 보기 시작했다. 주전이 된 뒤에는 2015년과 2016년, 2019년 3차례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하고, 2015년과 2016년은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지난 세월의 보상을 받았다.
김재호는 "나도 어릴 때부터 주전을 해왔고,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프로에 오니까 내가 잘한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경기에 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프로에 오면 부족한 점이 없을 수가 없다.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나를 어필하려면 부족한 점을 빨리 깨닫고 차곡차곡 준비해나가야 한다. 그러면 조금 더 빨리 큰 무대에서 활약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마디로 야구에 미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자랑하는 김재호도 프로에서는 송구 입스를 경험했다. 입스를 떨쳐내는 방법은 반복 훈련뿐이었다. 매일같이 셀 수 없이 많은 공을 1루로 던지며 입스를 극복했다. 언제 어떻게 던져도 1루수 가슴 높이로 가는 송구는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자신만의 확실한 목표도 세우길 조언했다. 김재호는 "프로에 오면 성인이 되면서 학창 시절에 해보지 못한 많은 재미있는 것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어리고 호기심이 많을 나이기도 하지만, 야구 선수로서 우선순위를 생각하며 지냈으면 좋겠다. 내가 프로에 와서 어떤 점에 가장 집중해야 할지 정해야 한다. 프로라는 꿈은 이뤘으니 자신의 최종 목표를 세우고 선수 생활하는 동안만은 그 목표를 위해 열심히 했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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