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커뮤니티에 게재된 ‘남자 목욕탕 CCTV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캡처 글. 커뮤니티 캡처 |
국내 한 여대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단톡방)에 남자 목욕탕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유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단톡방에 있던 것으로 보이는 인물은 “단톡 나가는 김에 (글을) 남긴다”면서 “지난 6월 남탕 CCTV 돌려보던 거 자료 다 가지고 있다. 미러링이 아닌 범죄다”라고 주장했다.
해당 글이 게재된 우익 성향 일간베스트(일베) 등 커뮤니티에 오른 게시글에 따르면 영상을 올린 이는 부모가 목욕탕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으로 추정되는 한 인물은 “애비(아버지)가 뭐 가져오라고 시켜서 관리실에 들어갔더니 구석진 모니터에 덩그러니 있었음”이라며 남성들이 목욕탕 사물함 앞에서 옷을 벗는 장면 등이 담긴 CCTV 화면을 사진 찍어 단톡방에 올렸다.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탈의실이나 목욕탕 내부에 CCTV 설치하는 건 남성, 여성을 불문하고 불법이다.
사진을 돌려본 이들도 “원래 목욕탕에 CCTV 설치가 됨?”이라며 의문을 드러냈다.
여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글이 사실이라면 경찰이 엄정 수사할 방침을 밝힌 만큼 그의 부모 사업장은 물론 목욕탕 사진을 공유한 이도 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남성들이 옷을 갈아입고 있다. 커뮤니티 캡처 |
목욕탕 사진을 공유한 이 역시 불법임은 인지하고 “불법인데 걍(그냥) 설치해놓은 듯”, “애비(아버지)가 운영하는 데가 좀 오래된 곳이라서 그런 걸 수도 있고 신고만 안 당하면 장땡(문제없음)”이라고 했다.
이같은 사실은 21일 경찰이 사이버범죄 상담시스템(eCRM)을 통해 남자 목욕탕 CCTV 영상 관련 게시글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면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날 새벽 일베 등의 커뮤니티에는 ‘남자 목욕탕 CCTV 영상 공유한 여대 단톡방’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관련 글에는 단톡방 대화 내용 화면을 캡처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단톡방에 있던 이들은 남성을 비하하는 ‘한남’이라는 표현을 쓰며 나체인 남성의 신체를 비하했다. 그러면서 ‘여탕에 (CCTV가) 있었으면 난리 나고 바로 철거하겠지’, ‘안 보인다. 6.9도 많이 쳐준 거네’ 등의 저속한 대화를 이어갔다.
카카오톡 대화방 스크린 샷. 욕설과 저속한 표현이 난무했다. 커뮤니티 캡처 |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신고자의 주소지를 파악해 관할 경찰서로 내사를 지시하겠다”며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정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베 이용자를 비롯해 일부 누리꾼들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누리꾼은 “이번 사건의 성별이 바뀌었다면 지금쯤 특별수사대가 편성됐을 것”이라며 “남성이라고 해서 성추행 피해를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는 의견을 게재했다.
다른 누리꾼은 “나체인 남성들의 모습이 오르는 등 불법이 분명한 만큼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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