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하버드의대 "침 치료, 허리 통증 개선"

김형준 박사팀, 임상실험·뇌 구조 분석 통해 규명

연구팀의 ‘뉴로 이미지(Neuro Image)’ 논문./한의학연 제공

한·미 공동 연구진이 뇌 구조 분석을 통해 침 치료가 만성 요통(허리 통증) 증상을 개선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김형준 한국한의학연구원 임상의학부 박사 연구팀은 미국 하버드의대와 함께 침 치료가 뇌 '일차감각영역'을 변화시켜 둔해진 허리 감각을 회복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뇌 영상학 분야 학술지 '뉴로 이미지(Neuro Image)'에 지난 15일 게재됐다.

연구팀은 만성통증 환자 78명을 침 치료군 18명과 가짜 침 치료군 37명, 침 치료를 전혀 받지 않은 일반 치료군 23명으로 나눠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4주간 6회 침 치료 후 '2점 식별 검사'를 실시했다. 2점 식별 검사는 피부 두 군데를 찔렀을 때 얼마나 짧은 거리까지 구분해 느낄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검사로, 더 짧은 거리를 구분할수록 촉각이 예민하다고 판단한다.

검사 결과 침 치료군은 치료 전보다 촉각 예민도가 18.5% 개선됐다. 반면 가짜 침 치료군과 일반 치료군은 치료 전보다 4.9% 둔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자기공명영상법(MRI)를 활용해 침 치료 시 만성요통 환자의 뇌 구조 변화도 관찰했다. 그 결과 허리 감각을 담당하는 회백질의 부피가 줄어들어, 감각이 회복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허리 감각이 둔해질수록 회백질 부피는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 박사는 "객관적 지표로 나타내기 어려웠던 침 치료 효능의 과학적 기반을 마련한 계기"라며 "향후 섬유근육통 및 신경병증성 통증 등의 치료 기전 연구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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