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마들그린공원, 땅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매미 유충이 드디어 껍질을 벗고 날개를 펴기 시작합니다. |
장마가 끝나고 말복이 지났지만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름을 상징하는 곤충 매미도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밤낮으로 우렁차게 울고 있습니다. “맴 맴, 찌르르르.” 열대야로 잠 못 드는 여름밤을 더 힘들게 합니다.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 화단, 땅속에서 구멍을 파고 세상 밖으로 나온 매미 유층이 근처 화초에 몸을 단단히 고정하고 2~3시간의 산통의 과정을 거쳐 날개달린 성충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
사실 매미의 울음소리는 우리에게 시끄럽게 들릴지 모르지만 수컷 매미가 암컷을 유혹하는 사랑의 노래입니다. 다른 수컷들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최대한 힘껏 소리를 낼 수밖에 없겠죠.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 화단, 땅속에서 구멍을 파고 세상 밖으로 나온 매미 유층이 근처 화초에 몸을 단단히 고정하고 2~3시간의 산통의 과정을 거쳐 날개달린 성충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
매미는 보통 6~7년을 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날개를 단 매미의 모습으로는 겨우 한달 남짓 밖에 살지 못합니다. 매미는 번데기 단계 없이 알, 애벌레 2단계만 거쳐 성충이 됩니다. 짝짓기를 성공한 암컷이 나무껍질에 수백 개의 알을 낳습니다.
서울 노원구 한 공원에 ‘탈피(우화)’를 마친 매미가 요란한 울음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가득한 서울 노원구 한 공원 은행나무에 탈피(우화)한 매미껍질이 여기저기 매달려 있습니다. |
서울 노원구 마들그린공원, 땅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매미 유충이 드디어 껍질을 벗고 날개를 펴기 시작합니다. |
수컷과 암컷은 슬프게도 새끼를 보지 못합니다. 수컷은 암컷과 짝짓기를 한 뒤 죽고, 암컷은 나무껍질 등에 알을 낳고 죽습니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땅속으로 들어가 나무뿌리에서 나오는 수액을 빨아먹으며 4번이나 허물을 벗습니다. 완전한 매미가 되기 위해 땅 속에서 나와 마지막 허물을 벗고 날갯짓을 합니다. 이 순간을 위해 여름 내내 곳곳에서 들을 수 있는 그 우렁찬 울음소리는 ‘단 한 번의 기회’를 위한 처절한 절규일지도 모릅니다.
불볕더위 속
어디에선가
함성처럼 들려오는
매미 소리
저것은 생명의 찬가인가
피울음의 통곡인가
겨우 한 달 남짓한
짧은 생애일 뿐인데도
나 이렇게 찬란하게
지금 살아 있다고
온몸으로 토하는
뜨거운 소리에
늦잠에서 부스스 깨어난
나는 참 부끄럽다.
- 정연복 ‘매미 중에서 -
글·사진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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