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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타는 고3 "수시 29일 남았는데… 등교 일정 몰라요"

조선일보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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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 등교수업 축소 혼란

이달 말 2학기 개학을 앞둔 상황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당분간 등교 수업 축소 등이 불가피해졌다. 정부가 서울·경기 지역에 16일부터 2주간 2단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적용하는 등 비상 태세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특히 대입 수시전형 학생부 마감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고3 교실은 진로 상담 등 학사 일정이 예년처럼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학생과 학부모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 초·중학교의 경우 2학기에도 1학기처럼 주 1~2회 등교하거나 3주마다 등교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하게 될 것으로 보여 '마스크 세대'로 불리는 학생들의 학력 저하, 상·하위권 학생 간 학력 격차가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시 학생부 마감 D-29, 고3 '혼란'

1학기 매일 등교하던 고3의 경우 2학기에도 매일 등교할지는 학교 자율로 정하기로 했다. 다음 달 16일 수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마감을 앞둔 고3 교실은 혼란스러운 상태다. 서울 노원구 한 학교는 올해 진로 상담 일정을 2학기가 개학하는 8월 말로 미뤘다. 그러나 인근 지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등교 여부가 불확실해졌다. 이 학교 교사는 "입시는 그대로 치르는데 학사 일정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어 고3 학생들의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한 고3 학생은 "5월에서야 겨우 등교해 마음잡고 공부를 시작했는데 다음 학기에 학교 나갈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며 "등교하더라도 방과 후나 주말에 자율학습이 제한될까 불안하다"고 했다.

아직 여름방학에 들어가지 않은 고교들은 3학년 1학기 수시 학생부를 채우기 위한 막바지 발표·토론 수업이 한창이다. 코로나로 동아리·봉사활동 등 비교과 활동이 대폭 축소되면서 올해 고3 수시 전형은 교과 수업에서 교사가 학생을 관찰한 내용을 적는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중요성이 커졌다. 한 고교 교사는 "기말고사 후 남은 1학기 수업은 세특에 쓸거리라도 만들려고 했는데 이마저도 원격 수업으로 전환되면 학생부에 쓸 내용이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초등 1학년 "교실 열 번 가봤어요"

전국 초·중·고교 상당수는 8월 말에서 9월 초 2학기 학사 일정이 시작된다. 당초 수도권을 제외한 초·중·고교 학생은 2학기부터 매일 등교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고, 서울 초등학교 1~2학년도 매일 등교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등교 인원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학기 등교 일수를 늘렸던 서울 지역 학교들은 이번 주중 등교 방식을 다시 정할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의 돌봄 피로도나 학력 양극화 등 원격 수업을 병행하면서 생긴 문제가 2학기에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1 자녀가 있는 한 학부모는 "처음 학교에 간 아이가 1학기 때 학교에 딱 열 번 나갔다"며 "2학기에는 학교에서 친구도 사귀고 적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이를 보면 딱하고 답답하다"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맞벌이라 아이가 등교하지 않는 날은 돌봄 교실에 보냈다"며 "2학기에도 같은 상황이면 휴직하고 직접 공부를 봐줘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 한 초교 교장은 "2학기에 등교 일수를 늘려 신입생의 학교 적응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금 상황이면 올해 내내 1학년들이 학교를 낯설어할까 걱정이다"고 했다.


◇학력 저하·학력 격차 문제 커지나

교육계에서는 2학기에도 정상 등교 수업이 어려워지면서 학력 양극화가 커질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6월 실시한 수능 모의평가에서 영어 과목 1등급 수험생 비율은 지난해 수능보다 늘었지만 중상위권인 2~4등급 비율은 떨어졌다. 6등급 이하 하위권 비율은 늘었다. 서울 한 일반고 교사는 "매일 등교하는 고3도 중위권 붕괴가 일어났는데 다른 학년 상황은 더 심각할 것"이라며 "2학기마저 원격 수업을 병행하며 흐지부지 보내면 '마스크 세대' 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잡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교육부는 지난 11일 원격 수업 멘토를 붙여 학생들의 수업을 돕는 등 학습 격차 해소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는 "교육부가 전교생의 '3분의 1' '3분의 2' 같은 등교 인원 숫자만 제시하고 학력 저하를 막을 실효성 있는 방안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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