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 틱톡·위챗 규제에 역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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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미국의 다국적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틱톡, 위챗 등 중국 어플리케이션(앱) 규제가 역풍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과 관련해 "완전한 보안을 제공해야 한다"며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마트, 포드, 월트디즈니, 골드만삭스 등 12개 미국 다국적기업 관계자들은 백악관과의 콘퍼런스콜에서 틱톡과 위챗을 금지할 경우 중국내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위챗 제공업체인 텐센트와 모든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시행 시한은 45일이며, 미국 관할권 내 개인 또는 기업에 모두 적용된다.

크레이그 앨런 미ㆍ중 무역 전국위원회(USCBC) 회장은 "중국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은 미국 기업의 위챗 사용 금지가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중국시장에서 미국기업은 외국 경쟁기업들 보다 엄청난 불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챗은 중국에서 메시지전송부터 음식주문, 호텔예약, 혼인신고 등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능앱'으로, 중국에서는 위챗이 없으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다.

특히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기업은 애플이다. 전 세계 앱스토어에서 애플이 위챗을 제거한다면 아이폰 판매량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 전문가인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정부가 위챗을 블랙리스트에 올릴 경우 애플 제품 중 아이폰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아이폰의 연간 판매량이 25~30%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 이상이 아이폰에서 위챗을 못 쓰면 다른 스마트폰을 쓰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더 많은 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ㆍ중 경제협의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100여개 회원사 중 86%가 양국간 긴장이 중국 내 매출감소 및 다른 악영향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한 다국적 기업은 "우리는 미국기업이라는 이유로 중국 내 비즈니스에서 입찰에 탈락했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틱톡 매각과 관련해 "완전히 안전한 것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틱톡 측은 미국 내 사업 매각을 위한 협상을 마이크로소프트(MS)와 추진 중이며트럼프 대통령은 9월 15일까지를 협상 시한으로 못박은 상태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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