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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높이 침수된 축사서 밧줄로 1마리씩'…폭우속 소 구출작전

연합뉴스 형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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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농·축협 직원들, 침수현장 '소 울음소리'에 장비도 없이 40마리 구조
(순천=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섬진강이 범람하면서 축사가 침수돼 죽음의 위기에 몰린 소 40여마리가 농협과 축협 직원들에 의해 구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필사의 구조작업[순천농협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필사의 구조작업
[순천농협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13일 순천농협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강성채 조합장 등 농협 직원들은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자 황전면에 있는 농협 지점과 하우스 농가 순찰을 하고 있었다.

하우스 농가 침수 피해 현장을 점검하던 직원들은 '인근 축사가 물에 잠겼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갔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굵은 장대비 속에 축사는 이미 물에 잠긴 상태였고, 축사에서는 소 울음소리만 가득했다.

119에도 구조를 요청했지만, 침수 현장이 많아 구조대는 오지 않았다.

결국 현장에 있던 이성기 순천축협 조합장 등 축협 직원과 농협 직원 등 10여명이 구조에 나섰다.


이들은 인근 철물점에서 밧줄을 사 왔고, 침수로 축사 쪽 진입이 어려워지자 축사와 맞닿은 도로의 가드레일을 떼어내 출구를 만들었다.

어른 가슴 높이까지 차오른 물속을 헤치고 밧줄로 소를 한 마리씩 묶어 일일이 끌어내기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차오른 물에 방치된 소들은 탈진해갔지만, 농장 주인과 축협, 농협 직원들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점심도 거른 채 오후부터는 트랙터 등 장비까지 총동원해 필사적으로 구조에 나서 45마리 가운데 40마리를 안전하게 물 밖으로 옮겼다.

순천농협 관계자는 "처음에는 침수 상황이 어떤지 보러 갔는데 축사에서 소 울음 소리를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조금만 늦었으면 다 죽었을 텐데 농협과 축협 직원이 힘을 합쳐 구조할 수 있어서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농장 주인 백종완 씨는 "119도 오지 않아서 그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축협과 농협 직원분들이 도와주셔서 구조할 수 있었다"며 "아쉽게도 몇 마리는 폐사했지만, 급박한 상황에서 구조 작업에 나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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