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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급성장하는 ‘홈트’ 시장…집콕에 지친 확찐자들 ‘랜선 혼헬족’ 변신

매경이코노미 노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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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집콕’ 생활이 길어지며 헬스장에 가지 않고 집 안에서 운동하는 ‘홈트레이닝(이하 홈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아령, 요가매트, 간편식(HMR) 등 홈트 관련 상품 판매 증가는 물론, 홈트 전문 앱, 유튜브 방송, 온라인 코칭 서비스도 성황이다. 헬스장 대체 수요, 야외활동 감소로 인한 ‘확찐자’들의 다이어트 열풍, 체계적이고 수치화된 운동 기록, 인공지능(AI) 신기술 적용 등이 맞물리며 홈트가 헬스케어 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는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카카오VX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지난해 9월 체계적인 피트니스 커리큘럼에 인공지능 코칭을 접목한 홈트레이닝 앱 ‘스마트홈트’를 선보였다. <스마트홈트 앱 캡쳐>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카카오VX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지난해 9월 체계적인 피트니스 커리큘럼에 인공지능 코칭을 접목한 홈트레이닝 앱 ‘스마트홈트’를 선보였다. <스마트홈트 앱 캡쳐>


▶달아오르는 홈트 시장

▷트위스트 판매 120% ‘껑충’

224%.

미국 홈트레이닝 전문기업 ‘펠로톤(Peloton)’의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이다(7월 29일 종가 기준). 지난해 9월 20달러대 중반에 상장한 이 회사는 수익 모델 우려로 한때 10달러대 후반까지 주가가 하락하는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집에서 운동을 즐기는 ‘홈트족’이 늘자 상황이 달라졌다. 분기 평균 매출 증가율이 연 94%에 이르며 ‘홈트계의 넷플릭스’라 불리게 됐다.

국내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홈트 관련 상품과 원격 코칭 콘텐츠 등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시장 모두가 호황이다.


G마켓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 7월 말까지 7개월간 헬스기구, 웨이트기구, 헬스·요가용품 등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안팎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트위스트운동기구(판매 증가율 120%), 싯업(77%), 줄넘기(74%), 아령·덤벨(52%), 바벨(51%), 필라테스링(41%) 등이 인기가 높았다. G마켓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외부 활동은 줄었지만 식사량이 늘면서 홈트레닝 관련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가성비 좋으면서도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고 자주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PT 앱 ‘마이다노’는 최근 이용자가 급증했다. 지난 7월 수강생(회원) 수는 1만2000여명으로 1년 전보다 45%나 늘었다. 마이다노는 홈트레이닝에 온라인 코칭을 접목한 여성 전용 개인 맞춤형 피트니스 전문 서비스. 200여명 코치가 앱을 통해 수강생별로 각자 특성과 운동 목표에 맞는 개인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과 식습관 성형(식단 관리), 생활습관 성형 미션 프로그램을 매일 제공한다. 그간 보통 피트니스에서 이뤄지던 PT(Personal Training)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셈.

비대면으로 코칭이 잘 이뤄질까 싶지만 생각보다 이용자 만족도가 높다. 최근 1년간 고객 서비스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9.1점, 재수강 비율은 50%에 달했다. 현재까지 누적 수강생 수는 15만명, 전용 유튜브 채널 ‘다노TV’와 페이스북 채널 ‘다노’ 구독자도 각각 64만명, 31만명에 이른다.


마이다노 관계자는 “마이다노 수강생의 95%는 2030세대 여성이다. 잦은 야근 등 개인 사정으로 규칙적인 피트니스 클럽 방문이 어렵거나 강사와 직접 마주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여성 수강생은 비대면으로 코칭 받는 것을 선호한다. 앱으로 진행하면 코칭 내용과 운동 기록도 정확히 데이터화되니 여러모로 만족도가 높다”고 자랑했다.

홈트 시장이 가능성을 보이면서 IT 대기업도 뛰어들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카카오VX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지난해 9월 체계적인 피트니스 커리큘럼에 인공지능 코칭을 접목한 홈트레이닝 앱 ‘스마트홈트’를 선보였다. 요가, 필라테스, 스트레칭 등 120여 개의 운동 콘텐츠를 제공하는 이 앱은,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이용자의 관절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출하고, 정교한 분석 후 올바른 운동 자세를 추천해준다는 설명이다. 지난 1월 대비 5월 기준 월평균 이용자 수(MAU)는 약 70%, 누적 앱 설치는 약 144% 늘었다. 운동 실행 수는 60% 이상, 운동 프로그램을 끝까지 완료한 수치도 약 95% 증가해 코로나19 이후 이용자가 급증하는 모양새다. 카카오VX는 반응이 좋자 신규 프로그램 추가 등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최근에는 특정 운동 프로그램 선택 후 한 달 동안 실제 운동을 완료한 날짜 수에 따라 메달을 부여하는 ‘홈트 챌린지’ 프로그램, 스마트폰으로 음식 사진 촬영 시 각 음식별 칼로리를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식단 카메라’ 기능 등을 추가로 선보였다.


홈트 시장이 성장하자 오프라인 헬스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도 신사업에 나섰다. 여성 피트니스 프랜차이즈 ‘커브스’는 영양·체중관리용 도시락 ‘커브스 골라밥’을 지난 6월부터 자사 온라인 몰에서 판매에 나섰다. ‘칼로리를 내 맘대로’라는 콘셉트에 맞게 도시락 한 끼당 300, 400, 500kcal 등 칼로리별 6종씩 총 24종으로 구성했다. 매끼 식사를 챙기기 어려운 주부들을 위한 간편식 시장과 함께, 체형관리에 관심이 많은 홈트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화하는 홈트 시장

▷상표출원 늘고 사업 다각화 움직임도

업계에선 홈트 시장이 당분간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가성비와 비대면 소비, 그리고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싶어 하는 MZ세대의 ‘수치화된 자아(quantified me)’ 선호 성향과도 잘 맞기 때문이다.

최근 홈트 관련 상표출원이 급증하는 것도 향후 홈트 시장 성장 전망을 뒷받침한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요가 매트, 아령, 폼롤러, 케틀벨 등 홈트레이닝 관련 상표 506건이 출원됐다. 이는 4년 전인 2015년 224건보다 126% 증가한 수치다. 올해 1∼5월에는 233건이 출원돼 전년 동기(209건) 대비 11.5% 늘었다.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상표출원인은 개인이 48%(813건)로, 기업 39%(677건)보다 많았다. 홈트 전문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가 급증한 영향으로 보인다. ‘땅끄부부’(구독자 236만명), ‘스미홈트’(23만명), ‘헬스티비’(13만명), ‘콩 필라테스’(8만명) 등이 대표적이다. 기업 중에는 중소기업이 565건으로 전체의 33%에 해당한다. 특허청은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 출원 비중이 높은 것은 이들 상품 제조와 판매 분야의 진입장벽이 높지 않으며 커지는 시장 수요에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홈트 앱으로 이용자를 모은 뒤 이들에게 운동기구 등을 파는 식의 사업 다각화도 활발히 시도되며 시장이 고도화되는 분위기다. 일례로 펠로톤은 대당 2245달러(약 270만원)에 달하는 실내 자전거를 보증금 없이 39개월 무이자로 월 58달러에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펠로톤의 무보증, 무이자 할부 판매가 가능했던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홈트레이닝 붐 외에도 제로금리, 미국 핀테크 업체와의 제휴, 미국 정부의 정책(대출 지원) 수혜 덕분이다. 한국도 미국처럼 초저금리 장기화 등 금리 변동성이 낮은 상황이다. 이는 구독형 비즈니스를 지닌 비대면 IT 업체들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70호 (2020.08.05~08.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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