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차남 유혁기 美서 체포… 국내송환 착수

세월호 선사의 실소유주인 유병언(2014년 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유혁기(48·사진)씨가 미국 뉴욕에서 체포됐다. 유씨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4월 말 이후 한국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해 미국에서 잠적했고 그동안 행방이 묘연했었다.

세월호 참사는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4년 4월16일 경기 안산의 고교생 등을 싣고 제주도로 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 304명의 희생자를 낸 대규모 사고다.

2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유씨는 22일 미국 뉴욕 웨스체스터 카운티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체포됐다. 이는 한국 법무부가 2014년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유씨의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559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세월호 선사 실소유주 유병언 전 회장의 2남2녀 자녀 중 유일하게 우리 정부가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인물이었다.

유병언 전 회장의 종교적·사업적 후계자로 알려진 유씨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다만 그는 유병언 전 회장의 자녀들 중 가장 많은 재산을 가졌다고 한다.

검거 당시 유씨는 순순히 체포에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법무부는 유씨의 한국 강제송환 절차에 대해 “뉴욕 연방검사국과 협의해 처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리 수사당국은 유병언 전 회장 일가의 만연한 횡령·배임 등 범죄 행위가 세월호에 안전하지 않은 상황과 관행을 조성하는 데 일조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지난 1월 세월호 참사의 책임과 관련해 유 전 회장의 자녀 4명 중 상속을 포기한 장남 유대균씨를 제외한 3명에게 국가가 쓴 돈의 70%인 1700억원을 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앞서 유병언 전 회장은 세월호 참사 직후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해 도망 다니다 2014년 6월 전남 순천의 야산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장남 유대균씨는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2018년 만기 출소했다. 딸 유섬나씨는 횡령과 배임 형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차녀 유상나씨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별다른 범죄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불입건됐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사진=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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