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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하늘다리 가보니… '시간이 갈수록 밀려드는 공포감, 입장료 10만원은 비싸'

조선비즈 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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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 스카이브릿지 체험해보니
뻥 뚫리는 개방감은 탁월… 어트랙션 특유의 스릴감은 약해
오래 있을수록 엄습하는 '높이'의 공포감… 그래도 10만원 가치는 '애매'

"눈을 감아보세요."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브릿지에서 눈을 감았다. "이제 뒤로 걷겠습니다" 안전요원의 지시를 따라 뒷걸음질을 했다. 한발, 한발 뒤로 가면서 의심이 생겼다. 혹시 내가 발을 헛디디는 것은 아닐까. 순간 스카이브릿지에 오르면서 봤던 한강과 아파트 단지가 머릿 속에서 그려졌다. 만약 여기서 낙하한다면, 어떻게 될까? 피부에 닭살이 돋았다.

여덟 걸음 정도 걸었을 때 쯤, 안전요원이 "눈을 뜨세요"라고 했다. 위치부터 확인했다. 처음 눈을 감았던 자리에서 2m도 뒤로 가지 않았다. 뒷걸음질 한번에 25cm도 가지 못했다, 지상 541m 높이에 선 기자의 담력은 겨우 그 정도 크기였다.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선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타워브릿지, '스카이브릿지'./롯데월드 제공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선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타워브릿지, '스카이브릿지'./롯데월드 제공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타워브릿지, 서울에 들어서다

롯데월드가 고소공포증과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체험시설을 만들었다. 국내에선 가장 높고,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은 빌딩인 롯데월드타워의 꼭대기에 스카이브릿지를 설치한 것이다.

롯데월드타워의 첨탑은 손바닥이 마주보고 있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롯데월드는 서로 마주보고 있는 구조물 사이에 11m 길이의 다리를 설치하고, 이 다리에 '스카이브릿지'라는 이름을 붙였다.

22일 스카이브릿지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롯데월드가 정식 오픈을 앞두고 미디어를 대상으로 사전 체험 기회를 마련했다. 이날 오전부터 굵은 장맛비가 내려 체험을 못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왠일로 기상청의 예보대로 정오를 지나면서 비가 그쳐 투어를 할 수 있게 됐다. 롯데월드 측은 향후엔 안전을 위해 비가 조금이라도 오면 스카이브릿지 투어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하지만 이날은 취재 일정 등을 고려해 투어를 진행하기로 했다. 가랑비가 내리는 와중에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브릿지 투어를 한 것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브릿지 투어는 서울 스카이 전망대에서 시작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전망대에 들어서면 바로 우측에 빨간색 점프슈트가 걸려있는 '롯데월드타워 스카이 브릿지 투어' 로비가 보인다.


이 곳에선 점프슈트와 허리와 허벅지, 어깨를 연결하는 '하네스'(등반용 안전벨트), 헬멧 등을 착용한 뒤 안전 교육이 진행된다. 541m 높이에선 펜 하나만 떨어뜨려도 큰 일, 그래서 소지품은 연결고리로 묶을 수 있는 안경과 핸드폰만 허용된다.

모든 안전 교육을 마친 뒤 서약서를 작성했다. 서약서엔 '참여 요금은 어떠한 경우에도 환불되지 않는다' '휴대폰은 지정된 구역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시계, 액세서리를 포함해 안전요원이 지정한 물품을 제외한 모든 소지품의 반입을 금지한다' '초고층 액티비티 특성 상 신체 이상 등의 위험이 따를 수 있음을 인지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서약서 작성까지 마친 후,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으로 롯데월드타워 맨 꼭대기 층으로 이동했다. 옥상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다시 '옥상옥'이 펼쳐졌다.

◇ '서울이 내 발 아래' 탁 트인 개방감 일품…스멀스멀 올라오는 공포감

옥상문을 나온 이후 처음 하게 되는 것은 안전레일과 기자가 착용한 하네스를 세이프 롤러로 연결하는 일이다. 여기서부터는 세이프 롤러를 장착하지 않으면 이동할 수 없다.


세이프 롤러를 연결한 후, 또 다시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옥상문을 나온 이후에도 일반 건물 4개층 높이 정도 되는 외부 계단을 올라가야 스카이브릿지에 도착할 수 있다. 옥상부터 스카이브릿지까지 가는 길은 모두 구멍이 송송 뚫려있는 철판 데크로 깔려 있었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높은 곳으로 간다는 감각이 서서히 살아났다. 주변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앞 사람의 등만 보고 3분쯤 오르다 보니 스카이브릿지 앞까지 도착했다.

기대감이 너무 컸던 것일까. 스카이브릿지의 높이 기준을 지상 541m가 아니라 옥상 41m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저기서 팔 벌려 뛰기를 한들 스릴을 느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생겼다. 앞 두 조가 스카이브릿지를 건넌 뒤, 마지막 조로 스카이브릿지에 올라섰다.



롯데월드타워 옥상에서 바라본 올림픽 공원 방향 전경./윤희훈 기자

롯데월드타워 옥상에서 바라본 올림픽 공원 방향 전경./윤희훈 기자



스카이브릿지 가운데로 이동하는 동안 습기를 가득 머금은 시원한 바람이 온 몸을 스쳤다. 스카이브릿지 한 가운데서 만난 첫 감정은 확 트인 개방감이었다. 왼발 아래론 석촌호수가 보였고, 오른발 아래론 성냥개비 같은 아파트 단지와 쭉 뻗은 한강이 보였다. 궂은 날씨로 인해 구름이 많이 끼어 시야가 길지 않았다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하늘이 푸른 맑은 날 왔다면 더 큰 해방감을 맛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소공포증은 딱히 느껴지지 않았다. 높이가 어느 정도 수준이어야 추락에 대한 공포가 밀려 들지, 롯데월드타워는 그걸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

하지만 스카이브릿지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차츰 공포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안전요원이 앉아서 다리 밖으로 발을 뻗어보라고 했을 때였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어딘가를 딛고 있다는 안정감이 사라졌고, 몸의 무게 중심이 엉덩이로 쏠렸다. '혹시 떨어지는 것 아니야?'라는 의문은 자연스럽게 고소공포증으로 이어졌다. 심장 박동이 조금씩 빨라지는 게 느껴졌다.

오전에 비가 온 관계로 다리 위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은 많이 제한됐다. 기본 코스인 '팔 벌려 뛰기'도 패스했다. 그래도 '눈 감고 뒤로 걷기'는 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알게 됐다. 직접 눈으로 보는 것보다, 머릿 속으로 상상하는 게 더 큰 공포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스카이브릿지에 걸터 앉아 다리를 뻗었다. 다리 밑으로 건물들이 성냥갑보다 작게 보인다. 이 때부터 높이가 체감되기 시작했다./윤희훈 기자

스카이브릿지에 걸터 앉아 다리를 뻗었다. 다리 밑으로 건물들이 성냥갑보다 작게 보인다. 이 때부터 높이가 체감되기 시작했다./윤희훈 기자



◇ 투어비용 1인당 10만원…'비싸긴 하지만 가치는 각자 다르니까'

"자, 이제 내려 가겠습니다." 체험 시간이 조금 짧다는 아쉬움과 날씨가 좋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함께 밀려왔다. 올라온 계단 반대편으로 내려왔다. 옥상문 앞에서 안전줄과 하네스를 연결했던 세이프 롤러를 반납하고, 전망대 안 스카이브릿지에서 점프슈트와 하네스, 헬멧을 반납했다. 총 체험 시간은 한 시간 가량 소요됐다.

스카이브릿지 투어의 가격은 서울 스카이 전망대 이용요금(성인 기준 2만7000원)까지 포함해 10만원. 가성비는 논하기 어려운 가격이다. 10만원이면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성인 2명이, 온라인 특가로 사면 성인 3명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비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충분한 비용을 치를만한 색다른 도전일 수도 있다. 가치 기준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지 않나.

윤희훈 기자(yhh22@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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