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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흑인 인권운동 전설’ 존 루이스 의원 타계

한겨레 황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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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행진’ ‘피의 일요일’ 등 흑인 인권 투쟁

1986년부터 연방의회 17선…트럼프와는 불편한 관계

“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애도 잇따라

트럼프도 “슬프다”…정부기관에 조기 게양 명령


17일(현지시각) 타계한 미국 흑인 인권운동 주역 존 루이스 민주당 하원의원이 지난 2011년 2월15일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받고 있는 모습. 워싱턴/UPI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각) 타계한 미국 흑인 인권운동 주역 존 루이스 민주당 하원의원이 지난 2011년 2월15일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받고 있는 모습. 워싱턴/UPI 연합뉴스


1960년대 미국 흑인 인권운동을 이끌었던 존 루이스 민주당 하원의원이 17일(현지시각) 80살 일기로 눈을 감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췌장암 4기라고 밝힌 바 있다.

1940년 앨라배마주 트로이 외곽의 소작농 집안에서 태어난 루이스 의원은 미국 흑인 인권운동을 이끈 대표적 운동가들 가운데 마지막 생존자였다. 그는 테네시주의 흑인 학교인 피스크대학을 다닐 때 흑인 출입을 금지한 식당에서 연좌농성을 조직했고, 버스를 타고 미국 남부를 돌며 시위를 벌인 프리덤 라이드(Freedom Ride)에 참여했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나에게는 꿈이 있다”고 연설한 1963년 8월 ‘워싱턴 행진’ 때 루이스 의원도 23살의 나이로 동참해 링컨기념관 앞에서 연설했다. 루이스 의원은 1965년 3월 흑인 투표권 쟁취를 위한 ‘셀마-몽고메리 행진’ 때 경찰에 심하게 맞아 두개골절상을 입었다. ‘피의 일요일’로 불린 이 사건은 대중의 공분을 자아내, 흑인 투표권법이 제정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루이스 의원은 1981년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의원으로 정계에 발을 들인 뒤, 1986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17선 의원으로 활동해왔다. 그는 2011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민간인에 주는 최고 훈장인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루이스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껄끄러운 관계였다. 그는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을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보지 않는다”며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루이스 의원을 향해 “말만 하고 행동이나 결과는 없다”며 “루이스 의원은 끔찍한 모습으로 허물어지는 지역구(애틀랜타)를 바로잡는 데 시간을 더 써야 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연방의회 흑인 의원 모임인 ‘블랙 코커스’는 애도성명을 내어 “블랙 코커스는 의회의 양심으로 알려져 있고, 존 루이스는 우리 코커스의 양심으로 알려져 있다”며 “세상은 전설을 잃었다”고 기렸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 중 한 명”이라며 “그에 대한 기억이 우리에게 부정의에 맞서 선한 투쟁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힘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는 수십년 동안 자신을 자유와 정의에 바쳤을 뿐 아니라, 후세대들이 그의 모범을 따르도록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트위터에 “인권 영웅 존 루이스 별세 소식에 슬프다. 멜라니아와 나는 그와 가족에게 우리의 기도를 보낸다”고 적었다. 그는 이날 하루 백악관을 비롯한 모든 정부 기관에 조기 게양을 명령하는 포고문을 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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