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새내기 탁구 선수들의 '슬기로운 선수생활'…인문학과 리더십도 놓치지 않을거야!

한국마사회 여자 탁구선수단. 왼쪽부터 안소연, 최해은, 현정화 감독, 김복래 코치, 이상준 코치, 이다은. 제공 | 한국마사회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를 멈춰세웠지만 올해 한국마사회에 입단한 새내기 탁구선수들의 하루하루는 분주하다.

안소연, 최해은, 이다은은 지난 3월 만 18세의 나이에 실업탁구선수로의 삶을 시작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홀로서기에는 아직 어린나이다. 탁구 실력 뿐만 아니라 인문학 소양, 리더십, 외국어, 선수생활의 기반이 될 인터뷰 요령 등 채워넣어야 할 여백이 많은 소녀들이다. 그래서 한국마사회는 지난 6월부터 고교 신인선수들의 가치관 형성과 기본소양 증진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마다 이들이 들뜬 마음으로 숙소를 나서는 이유다.

‘운동선수는 실력이 우선’ 이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 돼버렸다. 최근 SNS와 미디어의 발달로 스포츠 선수들에게도 대중과의 소통, 공감 능력은 물론 올바른 가치관, 도덕성 등이 더 엄격하게 요구되는 추세다. 마사회도 선수단에 대한 전인교육을 통해 선수 개개인의 건강한 인격과 사회성 함양을 통해 인간 중심의 스포츠 현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월 교육 수요 조사를 통해 선수단 의견을 반영해 사전 준비를 했고 6월부터는 신인선수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에 들어갔다. 일회성이나 의무 법정 교육이 아니라 교육 수요자인 선수들의 소양을 최대한 고려해 총 4개월간 운영되는 커리큘럼으로 구성했다. 그저 경기에 나서고 성적을 내는 사람이 아닌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존중받고 자존감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기획1 한국마사회 새내기 탁구단 맞춤형 교육시행

이번 선수단 교육은 찾아가는 음악·미술여행, 역사로 배우는 리더십 등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것은 물론 정서 교육도 병행해 올바른 가치관을 함양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시키는데 중점을 뒀다. 정서 교육은 스포츠 선수라는 특성을 고려해 스포츠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스킬 과목 등으로 구성했다. 경기력 강화를 위한 올바른 영양섭취, 국제무대 활약에 대비한 외국어 교육, 올바른 선수생활을 위한 성희롱 예방과 인권의식 배양을 위한 교육도 시행할 계획이다.

교육에 임하는 선수들의 반응 또한 사뭇 진지하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다은은 “교육 일정이 훈련 스케줄과 선수들의 개인 컨디션까지 고려해 짜여있어 학교 수업보다 훨씬 더 부담이 적다. 음악 감상, 미술관 체험은 학교에서도 접하지 못한 내용이라 흥미로웠고 영어 인터뷰나 경기력 강화를 위한 영양섭취는 선수생활 내내 유용할 것 같다”며 수업에 강한 열의를 보였다. 현정화 감독은 “평소 프런트와 함께 건강한 스포츠 현장을 만들기 위한 소통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인권 보호지침 수립과 함께 스포츠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합리한 병폐들을 사전에 예방하고 인문학적 지식과 스포츠 이론, 외국어 능력 등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이 병행돼 선수들의 만족도 또한 매우 높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한국마사회는 선수단을 대상으로 한 교육 뿐만 아니라 인간 중심의 훈련 환경을 만들기 위한 인권보호 지침도 준비하고 있다. 선수와 지도자 또는 선후배 간에 일어날 수 있는 인권 침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일상생활에서도 선수로서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마련해 이에 대한 주기적인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한국마사회 김낙순 회장은 “이번 교육은 아직 미성년인 선수들이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것이 먼저라는 인식에서 시작됐다. 스포츠 현장에서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성숙한 스포츠인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jin@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