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1.0 °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젠더특보 1년 반은 뭐하다 고소당일 '실수' 알았나… 3가지 의문

조선일보 이해인 기자
원문보기
[박원순 파문] 고한석 실장 CCTV 찍혀… 시장실 찾은 임순영 특보도 3가지 의문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성추행 피소 당일인 지난 8일 보고했다는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별보좌관의 해명이 알려진 후에도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이 언제 어떻게 유출됐는지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 임 특보는 지난 14일 본지 인터뷰에서 "8일 오후 3시쯤 시장님에게 '실수한 일 있으시냐'고 물어봤다"며 "당시는 성추행 혐의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임 특보는 "시장님이 언제 어떻게 피소 사실을 알았는지는 모른다"고도 했다. 박 전 시장이 피소 사실을 청와대나 경찰 또는 더불어민주당을 통해 알았을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외부에서 들었다?

임 특보가 사건을 파악한 경로는 미지수다. 임 특보는 "서울시 외부의 몇몇 사람들에게 들었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경로는 함구했다. 본지가 "경찰이나 청와대 쪽이냐"고 묻자 "그건 나중에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다른 언론에는 "시민단체 관계자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정부나 시·당 관계자냐"는 질문에는 "그건 조사를 통해 밝혀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알게 된 경로가 서울시 내부와 시민단체는 아니라면서도 청와대·경찰·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여지를 둔 것이다.

오전 10시 10분 공관 나서는 비서실장, 10시 44분 공관 나오는 박원순 - 지난 9일 오전 10시10분 고한석 전 서울시 비서실장이 종로구 가회동에 있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공관을 떠나는 모습이 인근 방범카메라에 포착됐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그로부터 34분 후인 이날 오전 10시44분 박 전 시장이 공관을 나서는 모습. /독자 제공

오전 10시 10분 공관 나서는 비서실장, 10시 44분 공관 나오는 박원순 - 지난 9일 오전 10시10분 고한석 전 서울시 비서실장이 종로구 가회동에 있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공관을 떠나는 모습이 인근 방범카메라에 포착됐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그로부터 34분 후인 이날 오전 10시44분 박 전 시장이 공관을 나서는 모습. /독자 제공


지난해 1월 시 젠더특보로 임명된 임 특보는 과거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활동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이번에 피해자를 보호하고 있는 단체 중 하나다. 임 특보의 지인을 통해 관련 사실이 흘러갔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고소 관련 내용을 서울시에 전달한 사실이 일절 없다"고 밝혔다.

◇피소 사실은 몰랐다?

임 특보는 성추행과 관련된 보고를 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시장님께 보고할 당시 피소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극구 부인했다. 또 "시장이 언제 어떻게 피소 사실을 알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9일 오전 공관에서 면담한 고한석 전 비서실장이 유출 당사자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고 전 실장은 15일 서울 성북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후 "임 특보가 아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관에 갔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박 전 시장이 경찰이나 청와대, 당을 통해 피소 내용을 알게 됐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민주당 송갑석 대변인은 15일 박 전 시장 성추행 피소 사실에 대해 "당대표와 원내대표 등을 망라하고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 전에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성(性) 비위인 줄은 몰랐다?

젠더특보 임명 1년 반 동안 피해 사실을 몰랐던 임 특보는 피소 당일 급하게 시장에게 보고했다. 단순히 항간에 떠도는 풍문이 아니라 긴박하게 돌아가는 문제라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임 특보는 시장 보고 당시 "성 관련된 사건인지는 몰랐다"고 했다. 그가 시장 보고를 한 것은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기 불과 1시간 30분 전이다. 피해자 A씨와 A씨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는 8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아 고소장을 접수했다. 김 변호사는 15일 "당일 오후 2시까지 고소 여부도 확정이 안 됐다"고 밝혔다. 고소 결정 불과 1시간 만에 알 수 없는 경로를 통해 임 특보에게 관련 동향이 흘러들어 갔다는 얘기가 된다.

시 관계자들은 업무 중인 시장을 찾아가 보고를 한 것은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한 고위 공무원은 "아무리 특보라 해도 사전 약속을 잡지 않고 시장을 찾아가 보고했다는 것은 사안이 중대하다는 것을 대략 알고 있었다는 뜻"이라며 "젠더특보라는 자리부터가 여성 관련 이슈를 전문적으로 조언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성 비위라는 것을 알아채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임 특보는 시장에게 "실수하신 것 있으시냐"고 물었다고 밝혔다. 질문에서부터 성 비위 문제라는 인식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임 특보는 "불미스러운 일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추정은 했지만 확실하게 알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해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미미 첫사랑 고백
    미미 첫사랑 고백
  2. 2라건아 더비
    라건아 더비
  3. 3손흥민 토트넘 잔류
    손흥민 토트넘 잔류
  4. 4잠실대교 크레인 사고 사망
    잠실대교 크레인 사고 사망
  5. 5조지호 파면
    조지호 파면

조선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