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코로나 시대 로맨스 '데이트 앱' 인기

범블·틴더·데이팅닷컴 등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 사용량↑
플렌티오브피쉬 사용자 71%, 봉쇄 해제 후에도 가상 데이트 즐길 것
7조2000억 규모 시장 열려… 기업들 서비스 개선 활발

데이팅 앱 틴더의 화상채팅 화면./틴더 홈페이지

데이팅 플랫폼 매치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인 샤르미스타 두베이는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매치 플랫폼을 통해 전송된 일일 메시지수(4월 기준)가 지난 2월 말 대비 약 30%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매치그룹이 운영하는 데이팅 앱 ‘범블’은 지난 3월 미국 등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 조치가 시행되자 전송된 메시지수가 26% 증가했다고 합니다.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데이팅닷컴(온라인 데이트 82% 증가), 틴더(대화 길이 10~30% 증가), 이너서클(전송 메시지수 116% 증가) 같은 데이팅 서비스들도 지난 3월 사용량이 폭증했습니다.

2004년 설립돼 동남아에서 활동중인 ‘런치 액추얼리’에 따르면 가상 데이트 이용시간은 평균 1시간 정도이며, 최장 4시간까지도 이어진다고 합니다. CNBC는 "온라인 데이팅이 새로운 환경(코로나19)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면서 "줌, 페이스타임 같은 (화상통화를 통한) 데이트가 급속도로 자리잡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가상 데이트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데이팅 앱 ‘플렌티오브피쉬’가 850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소감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1%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가 해제되더라도 가상 데이트를 즐길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커플들은 이제 다른 수단보다 온라인 데이팅을 통해 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온라인 데이팅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으면서 60억달러(약 7조2000억원)에 달하는 글로벌 산업이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업들도 코로나19 촉발 이후 서비스 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지난 4월 자사 데이팅 서비스 사용자를 대상으로 화상통화 기능을 제공한다고 했습니다. 페이스북 데이팅 서비스에서 마음에 드는 상대를 초대할 수 있으며, 초대를 받은 사람은 팝업을 통해 수락 또는 거절을 할 수 있습니다. 틴더도 이번달 한국을 포함해 미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화상채팅을 시범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쿼런틴 투게더’라는 데이팅 앱을 운영하는 다니엘 아마디자데 CEO는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만,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생겨난 외로움을 (데이팅 앱으로) 해소해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라는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커플들이 직접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가상 데이트를 통해 로맨스를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설성인 기자(seo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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