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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의 마지막 가는 길

프레시안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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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7시 10분경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관이 장례식장에서 나와 운구차에 실렸다. 모여든 지지자들이 이를 보며 통곡했다. 한 중년 여성은 운구차를 붙잡고 "이렇게는 못 보낸다"며 울었다.

박 시장의 발인은 13일 오전 7시경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과 지인이 모인 속에 스님의 진행으로 시작됐다. 발인은 비공개였다. 이후 7시 17분경 운구차는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특별시청으로 출발했다.

이날 발인식에 참여하기 위해 발인이 시작되기 전 이른 아침부터 박홍근, 홍영표, 서영교, 기동민 등 민주당 의원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섰다.

백낙청 "지금은 애도의 시간, 끝나면 역사적 평가 시작될 수 있을 것"

이날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는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위원회 주최로 박 시장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오전 8시 30분에 진행된 영결식에는 유족, 광역지방자치단체장, 민주당 지도부, 서울시 간부, 시민사회 대표자,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등 100여 명에게만 제한적으로 출입이 허용됐다.

서울시청 정문에는 박 시장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어있었다. 그 근처에 추모객들이 서있었다. 이들은 한손으로 우산을 들고 한손에는 스마트폰을 든 채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영결식을 봤다.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 13일,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시청에 들어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 ⓒ프레시안(최형락)

▲ 13일,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시청에 들어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 ⓒ프레시안(최형락)



▲ 서울시청 정문에 붙은 박원순 시장 추모 포스트잇. ⓒ프레시안(최형락)

▲ 서울시청 정문에 붙은 박원순 시장 추모 포스트잇. ⓒ프레시안(최형락)


▲ 시청 밖에서 서성이는 추모객들. ⓒ프레시안(최형락)

▲ 시청 밖에서 서성이는 추모객들. ⓒ프레시안(최형락)



영결식 사회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맡았다. 첫 순서로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 서울시장으로서 박 시장의 행적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이 끝나자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추모의 뜻을 담아 를 연주했다.

그 뒤 공동장례위원장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등의 조사가 이어졌다.

백 교수는 "사는 동안 나도 뜻밖의 일을 많이 겪었지만 내가 박원순 당신의 장례위원장 노릇을 할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거의 20년 터울의 늙은 선배가 이런 자리에 서는 것이 예법에 맞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그러나 우리 사회를 크게 바꿔 놓은 시민운동가였고, 시장으로서도 줄곧 시민과 가까운 곳으로 머물던 당신을 떠나보내는 마당에 시민사회의 애도를 전하는 몫이 내게 주어졌을 때 사양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지금은 애도의 시간"이라며 "애도가 성찰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성찰은 자기 성찰로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원순이라는 타인에 대한 종합적 탐구와 고인의 행적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애도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며 마땅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백 교수는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 등 박 시장이 시민운동가 시절 남긴 유산과 서울시장으로서의 모습을 회상한 뒤 박 시장의 영면을 빌었다.


이해찬 "그의 마지막 길이 아프고 슬프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 친구 박원순은 저와 함께 40년을 같이 살아왔다"며 "그와 함께 부동산 대책을 이야기했던 게 바로 (고인이 떠나기) 하루 전 날이었는데 제가 장례위원장으로 여기 있다는 것이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 시장이 대학 시절 반유신시위에 참여한 일,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검사가 되기를 포기하고 인권변호사가 되던 일,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기 전 자신에게 전화를 해 의논하던 일 등을 회상했다.

이 의원은 "그 열정만큼이나 순수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이기에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며 "이제 남은 일은 뒷사람에게 맡기고 편히 영면하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그토록 애정을 쏟았던 서울시정이 잘 유지되도록 옆에서 돕겠다"고 말했다.

서정협 서울특별시 행정1부시장(서울시장 권한대행)은 박 시장을 "약자의 곤경을 외면하지 않았던 진정한 시민주의자였다"고 기억하며 "(박 시장과) 여정을 같이 한 직원들은 시장께서 늘 강조한 '함께 가는 길은 길이 되고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서 부시장은 "돌이켜보면 최장수 서울시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감당하며 외롭고 힘들 때도 많으셨으리라 짐작된다"며 "그러나 부시장인 저부터 신입직원까지 서울시 가족 모두를 최선을 다해 격려하며 밝게 대해주셔 그 어려움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서 부시장은 이어 박 시장의 철학과 가치를 계승하는 시정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히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공동장례위원장의 조사가 끝난 뒤에는 생전 박 시장과 인연을 갖고 있던 시민의 조사와 참가자들의 헌화가 이어졌다. 영결식 마지막에는 유족 대표로 고인의 딸 박다인 씨가 장례 기간 박 시장을 추모한 시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 시장의 장례는 5일간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졌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그간 8500여 명이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았다. 서울광장에 차려진 시민분향소에는 2만여 명이 조문했다. 클릭을 통해 헌화하는 온라인분향소는 100만 여명이 참여했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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