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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잘못 알고 있는 말 ‘패이다’

중앙일보 이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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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찬 비가 온 뒤엔 도로 곳곳이 깨지거나 구멍이 생기기도 한다. 심지어 땅이 꺼져 대형사고로 이어진다. 장마철에 급증하는 이런 현상은 아스팔트 균열 사이로 비가 스며들며 발생한다.

폭우로 생긴 누더기 도로를 설명할 때 ‘패이다’라는 표현을 흔히 쓴다. “계속된 장맛비에 차로 곳곳이 패여 운전자들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야간 빗길엔 움푹 패인 부분이 잘 보이지 않아서 교통사고 위험이 그만큼 높다”와 같이 사용해서는 안 된다. ‘패여’ ‘패인’은 잘못된 표현이다. ‘파여’ ‘파인’으로 고쳐야 한다.

‘파다’의 피동형을 ‘패이다’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구멍이나 구덩이가 만들어지다는 의미의 동사는 ‘파이다’이다. ‘파이고, 파여, 파인, 파였다’ 등과 같이 활용된다. ‘파이다’의 준말 형태인 ‘패다’를 써도 무방하다. 이때는 ‘패고, 패어, 팬, 패었다’로 활용하는 것이 바르다. ‘패이고, 패여, 패인, 패였다’는 잘못된 활용형이다.

‘채이다’란 말도 없다. 사귀던 남녀가 헤어졌을 때 “네가 찬 거니? 채인 거니?”라고 묻는 것은 바르지 못하다. ‘차인’이 올바른 표현이다. “네가 찼니? 아니면 채였니?”도 마찬가지다. ‘차였니’로 바루어야 한다. ‘채이고, 채여, 채인, 채였다’는 잘못된 활용이다.

‘차다’의 피동사는 ‘채이다’가 아니라 ‘차이다’이다. ‘차이고, 차여, 차인, 차였다’ 등과 같이 활용된다. ‘채이다’ 형태로 잘못 사용하기 쉬운 것은 ‘차이다’의 준말인 ‘채다’ 때문에 생기는 혼란이다. 줄어든 형태로 쓰려면 ‘채고, 채어, 챈, 채었다’로 활용한다.

이은희 기자 lee.eunhe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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