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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피해자에 귀 기울여야 하지만 박원순 업적도 존중해야"

중앙일보 박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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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지사가 11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박원순 시장의 빈소 조문 후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지사가 11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박원순 시장의 빈소 조문 후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지사는 11일 오후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사실여부 떠나서 그분(피해를 당하였다며 고소한 여성)의 이야기는 중요하다. 하지만 똑같은 이유로 박 시장의 업적 또한 존중받아야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굳은 표정의 김 지사는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피해자가 누구인지, 사실관계도 전혀 모른다. 하지만 그분의 이야기는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박 시장께서 평생 바쳐서 이뤄왔던 시민운동, 인권 운동, 지방정부 혁신 등의 업적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해 조문을 다녀왔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과의 인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지사는 “시장님 고향이 경남 창녕이다. 그래서 서울시장으로 계시는 동안에도 고향인 경남을 위해,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 애를 많이 써주셨다”고 말했다. '친문 적통'인 김 지사는 대선 잠룡으로 꼽힌다.

빈소를 찾은 여당 의원 중에 박 시장의 ‘과’를 이야기하는 이도 있긴 했다. 당내에서 쓴소리하는 역할을 주로 맡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황망한 마음이고 ‘책임’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서 왔다”며 “공은 공, 과는 과대로 할 거고 (박 시장이) 하려고 했던 일들에 관련해서는 서울시민들이 계속 이어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뒤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뉴스1]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뒤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뉴스1]



하지만 대부분은 박 시장의 ‘공’에 더 집중했다. 20대 국회 소신파 의원들의 모임인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의 또 다른 멤버인 조응천 의원은 “공·과가 있지만, 애도 기간에는 공에 집중하고 애도에 집중해야 한다. 애도 기간에는 굳이 흠을 잡지 않는 게 우리의 미풍양속이고 사람으로서 도리”라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이날도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지는 박 시장의 장례 절차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부산시장 출신인 서병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서울시장으로 5일장을 치르겠다는 방침은 박 시장의 시정답지 않은 처사다. 교회의 구역예배나 밥 한 끼 먹는 모임조차 기어코 막겠다면서 정작 시청 앞에 분향소까지 마련해서 대규모 장례를 치르겠다는 발상은 고인을 욕보이는 행태”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공무상 사망이 아닌데도 서울특별시 5일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을 치르는 것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날 43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장례 형식을 둘러싼 논란과는 별개로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다양한 이들이 조문했다. 야당 출신 인사인 이재오 전 새누리당 의원도 빈소를 찾았는데, 그는 “인연이 있다. 내가 감옥 갔을 때 박 시장이 변호사였는데 나의 변호사를 맡았다”라며 “정말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도 이날 빈소를 방문했다. 이 의원은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애도의 뜻만 표하고 가겠다”고 말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애도할 수 없다”(장혜영 의원) “조문하지 않겠다”(류호정 의원) 등 당내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는 물음에는 별도의 답을 하지 않았다.

각계인사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박 시장과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유치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박 시장 유지를 받드는 거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공동 유치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한국어로 “시장님이 중한관계 발전을 위해 업적을 남겼다. 기분이 안 좋습니다”고 말했다. ‘88만원세대’의 저자인 진보경제학자 우석훈 씨는 “참여연대를 만들 때 젊은 연구원으로 참여했던 인연이 있다. 논쟁하던 기억을 가지고 보내드리니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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