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포럼 출범기념행사에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8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법무부 알림’의 작성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를 외부로 전달한 사람은 추 장관 보좌진으로 9일 확인됐다. 공무상의 비밀인 수사지휘권 발동 관련 논의 내용을 외부로 유출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최 대표는 수사지휘권 발동의 계기가 된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퍼뜨린 혐의로 고발당한 피의자라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언유착보다 더 심각한 법정(법무부·정치권)유착", "비선실세가 등장한 제2의 국정농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
수사지휘권 갈등 상황서 난데없는 최강욱의 '법무부 알림' 유출
최 대표의 '법무부 알림 유출 의혹' 사건은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지휘권 발동과 관련해 팽팽히 대립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발생했다.
추 장관은 지난 2일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과 관련해 윤 총장과 대검이 수사 지휘에서 손을 떼라고 명령했다. 추 장관은 8일 오전 윤 총장에게 9일 오전 10시까지 답변하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고심하던 윤 총장은 이날 오후 6시쯤 "서울고검 검사장이 중앙지검 수사팀을 포함한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해 총장에게 보고하도록 하겠다"는 답을 줬다. 하지만 불과 100여분만인 오후 7시50분께 추 장관은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거부했다.
![]() |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
하지만 이는 출입기자들에게 발송된 적이 없는 메시지였다. 최 대표는 오후 10시20분쯤 해당 글을 삭제했다. 그러면서 "공직자의 도리 등의 문언이 포함된 법무부 알림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알려와 삭제했다"고 썼다.
━
추미애가 직접 작성한 문안, 보좌진이 주변에 알려
![]()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6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중앙일보 취재 결과 최 대표가 올린 '법무부 알림'은 추 장관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 장관은 본인이 작성한 문안을 법무부 대변인에게 보냈고, 대변인은 그 내용을 다듬어 수정된 알림을 장관에게 보고했다. 대변인은 그 후 기자들에게 수정된 알림만 공지했다.
기자들에게 공지된 사실을 보고받은 추 장관은 이후 '본인이 작성한 문안'과 '기자들에게 공지된 문안' 모두를 보좌진을 통해 주변에 알렸다고 한다. 법무부 대변인은 "장관은 두 문안 모두 기자들에게 공지하라는 뜻이었다고 이야기했다"며 "공지가 완료됐다는 사실을 보고받고 보좌진을 통해 주변에 알리게 됐는데, 이 내용이 흘러흘러 최 대표까지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올린 '법무부 알림'은 전날 밤 '조국 백서' 관계자들도 페이스북에 올렸다 삭제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페이스북에 "SNS를 살피다 언뜻 올라온 다른 분의 글을 복사해 잠깐 옮겨적었을 뿐"이라며 "또 이런 식의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적었다.
일각에서는 최 대표가 썼다 지운 알림에 '수명자'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어 군 법무관 출신인 최 대표와 사전에 알림 내용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법무부와 검찰은 '수명자'라는 단어를 넣어 공보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
━
"제2의 국정농단" "검언유착보다 심각한 사안"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번 사건에 대해 페이스북에 "제2의 국정농단 사건"이라며 "청와대 문건이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한테 넘어간 것과 동일한 사태"라고 썼다.
검찰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부장검사는 "최 대표가 법무부 내부 논의 과정을 유출한 것은 '검언유착'보다 더 심각한 '법정유착'"이라며 "아무리 정치인 장관이라지만 정치인 피의자와 유착해 한쪽 말만 듣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법무부의 해명도 석연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 검찰 간부는 "어처구니없는 변명"이라며 "장관이 바보도 아니고 법무부 풀(알림)을 두 가지 버전으로 낸다고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법무부의 수사지휘권 행사 관련 입장이라는 공무상의 비밀을 누설하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해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광우·김수민 기자 kang.kwangwoo@joongna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포럼 출범기념행사에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http://static.news.zumst.com/images/2/2020/07/09/db47e6cf9c1d4610b68e638ffcba2f66.jpg)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6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tatic.news.zumst.com/images/2/2020/07/09/4036bbc852f145c4a8591f42d8595d29.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