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theL] "이성윤 빼고 독립 수사본부에 맡기자" 물밑 협상 깨고 윤석열 제안 거절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놓고 갈등 중인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관계가 파국으로 접어들고 있다. 독립 수사본부를 구성하는 대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지휘라인에서 빼자는 윤 총장의 절충안을 추 장관이 거절하면서다.
윤 총장의 제안은 법무부와 대검이 물밑 협상한 결과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이 협상을 깨고 강경 입장으로 돌아서는 모양새가 되면서 윤 총장의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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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뉴스1 |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놓고 갈등 중인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관계가 파국으로 접어들고 있다. 독립 수사본부를 구성하는 대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지휘라인에서 빼자는 윤 총장의 절충안을 추 장관이 거절하면서다.
윤 총장의 제안은 법무부와 대검이 물밑 협상한 결과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이 협상을 깨고 강경 입장으로 돌아서는 모양새가 되면서 윤 총장의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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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 만에 내놓은 윤석열 절충안, 1시간40분 만에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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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은 8일 "윤 총장의 건의사항은 사실상 수사팀 교체, 변경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며 윤 총장의 제안을 거절한다는 입장을 냈다.
앞서 윤 총장은 김영대 서울고검장 휘하에 독립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이번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맡기자고 건의했다. 윤 총장 건의대로라면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번 수사 지휘라인에서 빠지게 된다.
아울러 윤 총장 자신은 수사에 일체 관여하지 않고 결과만 보고받겠다고 했다. 이는 '총장은 수사에 관여하지 말라'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하면서 현재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을 둘러싼 편파수사 논란을 잠재우려는 절충안으로 평가됐다.
윤 총장의 제안에는 독립 수사본부에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을 포함시키자는 내용도 있었다. 검찰총장 임의대로 수사팀을 재구성하려 한다는 오해를 피하고 수사 연속성도 가져가겠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또 수사본부 지휘권을 김 고검장에게 넘기겠다고 한 것은 사건을 특임검사에게 맡기고자 했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제안을 곧바로 거절했다. 윤 총장이 입장을 낸 지 약 1시간40분 만이었다. 일각에서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 이상 옳지 않은 길로 돌아가선 안된다"며 타협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추 장관은 지난 3일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수사팀 교체나 제3의 특임검사 주장은 이미 때 늦은 것"이라며 윤 총장의 선택지를 먼저 지워나갔다. 그 속에서 윤 총장이 엿새 만에 내놓은 절충안마저 추 장관이 거절하면서 두 사람은 다시 대결 구도에 빠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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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밑 협상도 무용지물…검찰 내부 후폭풍 거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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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윤 총장의 제안이 법무부와 대검이 물밑에서 협상한 결과물이었다는 점이다. 실무 선에서 끝난 협상을 추 장관이 깬 듯한 모양새가 되면서 법무부, 대검 모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상대로 감찰 등 '실력 행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검찰 안팎의 예상이다. 검찰총장 감찰은 사실상 해임 절차의 시작을 의미한다. 결국 검찰총장 임면권자인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정무적 판단에 달린 일이다.
한편 이날 추 장관의 거절을 계기로 현 수사팀의 편파수사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추 장관이 윤 총장 제안을 거절한 것은 'MBC 봐주기 수사'라는 논란을 무릅쓰고서라도 이 지검장에게 수사를 맡기겠다고 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앞서 정희도 청주지검 형사1부장이 검찰 내부망에 "채널A 사건은 검언유착 외에 권언유착 의혹이 있는 사건"이라며 "현 수사팀은 수사초기 MBC를 상대로 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이후 권언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는 전혀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날 추 장관이 공개한 입장은 "윤 총장의 건의사항은 지시 이행이 아니"라고 한 것이 전부다. 윤 총장의 건의를 거절한 것에 대해 납득할 만한 이유를 대지 못한다면 검찰 내부에서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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