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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현 선수, 사망 전날까지 ‘SOS’…때린 팀 닥터는 ‘닥터’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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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협회·체육회·인권위에
고교 때부터 신고·고발 했지만
진상 조사 안 되고 폭행 이어져
‘팀 닥터’는 의료 관련 무면허
소속팀 경주시청, 관련자 고발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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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숙현 선수가 2013년 전국 해양스포츠제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연합뉴스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최숙현 선수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전 소속팀인 경북 경주시가 관련자를 고발 조치하고 팀을 해체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3일 애도문을 통해 “폭행 당사자인 팀닥터는 경주시와 계약관계는 없었으나 추가 조사 후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며 “팀 해체를 비롯한 강력한 조치 및 예방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팀닥터는 의사가 아니며 의료와 관련된 면허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 선수가 당한 가혹행위에 관한 추가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최 선수와 함께 경북체고를 다녔던 ㄱ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숙현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폭행당했고 졸업한 뒤 경찰에 신고까지 했는데 수사가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혹행위 때문에 고3 때는 수면제를 먹어야 겨우 잠들었고 죽고 싶다는 말을 종종 했다”고 전했다. 다른 지인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과거 최 선수가 심한 폭언 및 폭행에 시달렸다고 증언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2018년 빙상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폭행 폭로 이후 스포츠 인권 시스템을 재정비했지만 최 선수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철인3종협회는 지난 2월 최 선수가 경주시청 김모 감독과 팀닥터, 선배 선수들을 경찰에 고소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최 선수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폭력 사건을 신고하기 약 2개월 전이다. 당시 협회는 김 감독에게 연락해 자초지종을 물었고 김 감독이 ‘그런 사실 없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대한체육회의 조치도 미흡했다. 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는 최 선수의 신고를 접수한 후 조사관을 배정했다. 그러나 센터는 최 선수에게 피해 입증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만 되풀이했을 뿐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증거 조사도 ‘최 선수와 연락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진척되지 못했다. 최 선수 측은 사망 하루 전인 지난달 2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사건을 진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는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라며 “최 선수 가족이 지난 2월에도 관련 진정을 냈으나 형사절차를 밟기 위해 취하했다”고 전했다.

최 선수 사망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대구지검은 감독과 팀닥터 등의 폭행 및 강요 혐의에 관해 경찰 기록을 검토하고, 이르면 다음주 관련자들 소환에 나선다. 검찰은 경주시 및 경주시체육회의 선수단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최 선수가 감독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철인3종협회가 왜 문제 삼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경북지방경찰청도 광역수사대 2개 팀을 전담수사팀으로 편성했다.

박태우·최희진·박홍두·박순봉 기자 tae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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