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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홍콩 특별지위 박탈' 카드 빼든 美... 금융 허브지위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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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보안법 통과 후폭풍
한국일보

홍콩의 이스턴 하버 크로싱에 29일 시행이 임박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선전하는 정부 광고판이 설치돼있다. 중국 전국전인대표대회(전인대)는 30일 홍콩보안법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9일(현지시간)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강행에 대한 맞대응으로 홍콩에 적용돼왔던 ‘특별대우’ 일부를 박탈한다고 선언했다. 미국이 그간 관세나 투자ㆍ무역ㆍ비자 발급 등에서 중국 본토와 달리 홍콩에만 부여하던 법적 특혜를 철회하겠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는 홍콩의 글로벌 금융허브 지위를 뒤흔드는 초강수 조치이지만 제재 파급력을 두고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은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을 통해 홍콩을 중국 본토와 다르게 대우해왔다. 홍콩을 별개의 관세영역으로 인정해 중국보다 낮은 무역 관세를 부과하고, 비자 혜택을 줘 양측의 활발한 인적 교류를 가능하게 했다. 또 미국달러와 홍콩달러간 자유로운 교환 등 각종 혜택을 통해 홍콩은 미중간 금융·무역의 관문이자, 국제 금융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었다.

물론 조건은 있었다. 미국의 특별대우에는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누려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런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정부가 홍콩보안법 제정 의지를 내비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특별지위 박탈 절차에 착수했다”고 경고를 날렸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들의 반발과 홍콩의 위상 약화 등을 고려해 즉각 박탈 조치에 나서기보다 시간을 줘 법적 절차를 취소하라는 일종의 압박 메시지였다.

하지만 30일 중국 정부가 기어이 홍콩보안법 가결을 강행하자 미국은 결국 칼을 빼들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민감한 미국 기술이 중국 인민해방군이나 국가안전부로 흘러갈 위험이 커졌고, 홍콩 자치권도 약화됐다”며 “수출 허가 예외 등 홍콩에 특혜를 주는 상무부 규정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대우 박탈을 위한 추가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별지위가 사라지면 궁극적으로 홍콩경제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중계 무역’과 ‘금융 중심지’ 모두 타격을 입게 된다. 다만 제조업보다 중계 무역에 의존하는 홍콩의 산업 구조상, 특혜가 사라져도 치명상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018년 미국 수출에서 홍콩 비중은 2.2%에 불과하다”며 “파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이번 조치는 대체로 상징적”이라고 진단했다.

관건은 자본시장 부문이다. 홍콩은 1조달러(약1,200조원) 규모의 전 세계 투자 자금이 모인 글로벌 금융허브다. 하지만 홍콩이 미중 충돌의 최전선으로 떠오른 현 상황은 홍콩 자본시장의 안정성에 엄청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미국과 홍콩간 비자 특혜까지 영향을 받을 경우 활발한 인적 교류에 제동이 걸리면서 홍콩의 금융경쟁력은 한층 더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는 홍콩에 아시아 지역거점(본사)을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뿐 아니라, 홍콩 자본시장을 통해 60% 안팎의 외국인 투자금을 끌어당겼던 중국 기업들에게도 고민일 수밖에 없다. NYT는 “중국 진출의 거점으로 홍콩을 택했던 다국적 기업들은 싱가포르를 비롯해 후보 지역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향후 홍콩 엑소더스(탈출) 현상이 잇따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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