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의원 “이스타항공 가족 지분 모두 회사에 헌납할 것”

[경향신문]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가족 소유 이스타항공 지분을 모두 회사에 헌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더불어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 측에는 조속한 인수 절차 추진을 촉구했다.

이스타항공은 29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 의원은 이날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직원들의 임금체불 문제에 대해서는 창업자로서 매우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이스타항공의 창업자로서 가족회의를 열어 제 가족들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모두를 회사 측에 헌납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 의원의 자녀는 현재 이스타항공의 모회사인 이스타홀딩스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 지분 39.6%(약 410억원)를 보유한 대주주다. 이스타항공의 250억원 규모 임금 체불 문제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 절차가 멈춰선 가운데 주식 매입 자금 출처와 편법 승계 여부 등 이 의원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지연되면서 무분별한 의혹제기 등으로 이스타항공은 침몰당할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며 “이스타항공의 창업자로서 번민과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고 지분 헌납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지분 취득 과정과 관련해선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 과정과 절차는 적법했고, 관련 세금도 정상적으로 납부했으나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이 있다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제주항공을 향해 “인수에 대한 확실한 의사 표명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최 대표는 “현재 이스타항공이 겪고 있는 어려움의 일차적 책임은 저희들에게 있지만 제주항공 역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며 “함께 피땀 흘려 일궈온 항공산업 생태계가 붕괴되기 전에 정부가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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