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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계 노벨상 받은 백희나, '구름빵' 저작권 소송서 최종 패소

조선일보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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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구름빵' 작가로 유명한 백희나(49)씨가 출판사 등과 벌인 저작권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대 아동문학상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문학상'을 받은 백씨는 '구름빵'의 큰 인기에도 불공정한 계약 조건으로 대가를 받지 못했다고 했지만, 대법원은 백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림책 구름빵 /조선DB

그림책 구름빵 /조선DB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백씨가 한솔교육 등 4곳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금지 소송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라 계약을 무효로 해달라는 백씨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이 확정됐다. 심리불속행은 대법원이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별도의 심리·선고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2004년 출간된 '구름빵'은 비 오는 날 구름 반죽으로 만든 빵을 먹은 아이들이 두둥실 하늘로 떠올라 아침을 거르고 출근한 아빠에게 구름빵을 가져다 준다는 이야기다. 약 45만부가 팔렸고 일본·대만·프랑스·중국 등에 수출됐다. 캐릭터 상품과 뮤지컬·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며 큰 성공을 거뒀다. 수십억원의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작가인 백씨가 '구름빵'으로 얻은 수익은 1850만원에 불과했다. 당시 무명이던 백씨가 2차 콘텐츠 등 모든 저작권을 한솔수북에 넘기고 850만원을 받는 이른바 '매절(買切)' 계약 때문이었다. 전시회 등 지원금으로 1000만원을 더 받았지만, 인세(보통 매출의 10%) 수억원 등을 놓친 것이다.

백씨는 구름빵을 출간한 한솔교육과 한솔교육의 출판사업 부문이 분할된 한솔수북 등을 상대로 일체의 권리를 양도하도록 한 계약서 조항이 불공정하고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위배돼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1·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1·2심 재판부는 백 씨가 신인 작가였던 점에서 당시 계약 조항은 성공 가능성에 대한 위험을 분담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며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백씨는 구름빵 애니메이션에서 새로운 캐릭터가 더해지면서 원저작자의 동의 없이 저작물을 수정하지 못하는 '동일성 유지권'이 침해됐다는 주장도 했지만, 구름빵과 별개의 저작물로 봐야 한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구름빵' 작가 백희나씨 /조선DB

'구름빵' 작가 백희나씨 /조선DB


소송이 진행되던 지난 3월 백씨는 세계 최대 아동문학상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문학상(ALMA)'의 2020년도 수상자로 결정됐다. 백씨는 태국 여행 중 전화로 수상 소식을 들었다. 아동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을 추모하기 위해 2002년 스웨덴 정부가 제정한 이 상의 상금은 무려 500만스웨덴크로나(약 6억465만원)에 달한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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