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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검사들 부글부글 "우리도 이런 법무부 장관 처음봐"

조선일보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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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열린 '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혁신포럼'에 참석해 초선 의원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고 있다./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열린 '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혁신포럼'에 참석해 초선 의원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고 있다./뉴시스


추미애 법무장관이 25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며칠 전 제 지시를 어기고 제 지시를 절반 잘라먹었다”라며 윤 총장을 다시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개최한 ‘초선의원 혁신 포럼’에 참석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저는 검찰청법 8조에 의해 (윤 총장에게) 지시해 대검 감찰부에 감찰하라고 했는데 (총장이)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 내려보내고, 대검 인권부가 총괄해보라고 했다”고 했다. 윤 총장이 ‘한명숙 뇌물 수수 사건’의 증인을 섰던 수감자들이 당시 수사팀의 수사가 부적합했다며 낸 진정에 대해 법무장관이 내린 명을 거역하고 자의적으로 진정 사건을 배당했다는 것이다.

추 장관은 이어 "차라리 장관 지휘를 겸허히 받아들이면 좋게 지나갈 일을, (윤 총장이) 새삼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며 "제가 (윤 총장에게) '내 말을 못알아 들었으면 재지시를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청법에는 재지시가 없다. 역대 검찰총장 중 이런 말 안듣는 검찰총장과 일해본 적이 처음이라 샤워하면서 재지시를 생각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검 측은 “공식적으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대검을 비롯한 검찰 내부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분위기다. 대검의 한 간부급 검사는 “지난 1월 검찰 인사 때 ‘윤 총장이 제 명을 거역했다”라고 발언한 것에 이어 의도적으로 검찰 조직을 낮춰보는 비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의도있는 표현에 반응하면 싸움에 휩쓸리기 때문에 다들 지켜만 보는 상황”이라고 했다.

추 장관은 전날에도 윤 총장을 겨냥해 “법 기술을 부린다”고 비판한 바 있는데, 여권을 의식한 추 장관 발언에 반응했다가 대립 국면이 악화하는 걸 막기 위해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총장 역시 별도 보고가 아닌 언론 보도를 통해 이러한 추 장관의 발언을 접했지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일선 검사들은 “추 장관이 선을 한참 넘었다”는 분위기다. 한 부장검사는 “대통령이 협력을 당부한 지 사흘 만에 검찰 조직과 윤 총장을 겨냥한 폭탄 발언을 이어간다”며 “’장관이 이런 총장과 일해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검찰도 이런 장관을 맞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한 현직 검사는 “추 장관이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 ‘검찰총창에 대한 지휘권’인 검찰청법 8조를 언급했을 때 착오를 했거나, 언론이 법적인 근거가 무엇이냐고 물어와 어쩔 수 없이 입장을 낸 것이라 생각했다”며 “설마 장관 본인이 역사에 오랫동안 기록될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저런 식으로 얘기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검찰청법 8조에 법무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다고 적혔다. 하지만 검찰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항이기 때문에 법무장관이 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한 적은 단 한 번밖에 없다.

지청장 출신 변호사는 “대검 인권부가 이 사건 총괄하도록 한 것은 대검과 법무부 실무진이 조율 하에 내린 결정이라고 들었다”며 “대검이 고개를 숙이고 추 장관의 지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내린 조치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시비를 거는 의도가 매우 불순하다”라고 했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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