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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논란 겪고 다시 돌아왔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조선일보 임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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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인종차별 미화 논란에 동영상 서비스서 삭제
역사적 한계 다루는 부록 영상과 함께 서비스 재개
인종차별 논란으로 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사라졌던 미국 고전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다시 돌아왔다.

영국 가디언은 24일(현지 시각) 동영상 서비스 회사 HBO 맥스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대한 서비스를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미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를 지지했던 남부 지역을 배경으로 농장주의 딸 스칼릿 오하라(비비언 리)와 레트 버틀러(클라크 게이블)의 고난과 사랑을 다룬 1939년 작품이다. 당시 작품상·여우주연상 등 아카데미 8개 부문을 휩쓸었다. 이 영화는 지난 9일 흑백 인종차별을 미화했다는 이유로 HBO 맥스의 가능 콘텐츠에서 제외됐다.

/한국 개봉 당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포스터

/한국 개봉 당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포스터


가디언에 따르면 영화 영상만 서비스 되던 기존과 달리 영화의 역사적 맥락을 논의하는 2편의 영상이 부록으로 함께 제공된다. 첫번째 영상에선 영화 평론가가 등장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내포한 인종차별적 요소를 되짚는다. 영화 평론가 재클린 스튜어트는 영상에서 “이 영화는 모든 시대에서 가장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영화 중 하나”라면서도 “영화가 노스탤지어(향수)의 렌즈를 통해 세계를 다루는 방식은 노예제의 공포를 부정해버렸다”고 꼬집는다. 두번째 영상은 1시간짜리 패널 토론 영상으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작품성과 시대적 한계를 복합적으로 다룬다.

앞서 HBO 맥스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삭제는 영화 ‘노예 12년’의 감독 존 리들리가 언론 기고문을 통해 HBO 맥스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스트리밍 서비스 중단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직후 이뤄졌다. HBO 맥스는 성명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그 시대의 산물로서 불행하게도 미국 사회에서 흔한 인종적 편견을 일부 묘사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인종적인 묘사는 그때나 지금이나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오하라의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흑인 노예들의 모습이나 주인집 아가씨에게 시중을 드는 흑인 하녀의 모습이 흑인 노예를 폄하한다고 해서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영화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인 쿠클럭스클랜(KKK)을 자경단 같은 존재로 미화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영화가 제작된 1930년대는 여전히 미국 내 흑인 차별이 심했던 시기다. 이 때문에 영화에서 하녀 역을 맡았던 해티 맥대니얼은 흑인 여성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지만, 흑인이라는 이유로 시상식장에서 백인 배우들과 떨어져서 별실에 혼자 참석했다고 영화 전문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전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지난 2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을 때도 거론됐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올해 아카데미상 승자는 한국에서 온 영화”라면서 “우리는 한국과 무역에서 많은 문제가 있다. 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다시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미 CNN은 “다양성을 폄하하는 트럼프의 발언은 ‘반(反)미국적’인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임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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