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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이 연루된 강요 미수 의혹 사건 처리를 두고 대검찰청 5인의 부장회의(검사장급 회의)와 관련한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요지는 윤석열(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이 이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를 하지 않겠다고 하고선 부장회의 의결이 없는 상태에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윤 총장은 “수사지휘권을 포기한다”고 공언한 적이 없다. 수사자문단 소집도 부장회의의 논의 내용을 참고하겠다는 취지일 뿐 이를 감안한 총장의 책임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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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최초 지시 “부장 5명이 공동 논의해 지휘하라"
24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총장의 수사자문단 소집을 놓고 벌어지는 논란은 윤 총장의 최초 지시가 명확히 공개되지 않으면서 벌어졌다. 윤 총장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최초로 내린 지시는 “대검 형사부 단독으로 지휘하지 말고 대검 부장회의에서 논의해 심층적이고 합리적으로 수사지휘를 하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포기할 테니 부장회의에서 결론을 내달라”고 했다는 일부 보도와 다르다.
이는 채널A 기자에 대해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정진웅 형사1부장)의 결론과 혐의 성립이 어렵다는 대검 지휘부인 형사1과(박영진 과장)의 검토 의견이 180도 달라서다. 또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데다 윤 총장의 최측근인 A검사장도 사건에 연루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수사팀이 채널A 기자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 의견을 보고해 서둘러 결론을 내릴 필요도 있었다.
대검 관계자는 “윤 총장이 다른 사건과 비교해 수사 지휘 프로세스를 더 정교하게 하려는 취지였지, 수사지휘권을 위임 또는 회피했다는 건 지금 상황과 맞지 않는다”며 “총장의 지휘·감독은 단순히 권한이 아니고 책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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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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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자문단은 총장 결정 권한…부장들 의견은 참고 사항”
대검 부장회의에서 의결 절차 없이 윤 총장이 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했다는 데도 논란이 있다. 실제로 19일 부장회의에서 수사자문단 회부 논의가 있었지만, 의결 절차는 없었다. 검찰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니 수사자문단 회부를 해야 하지 않겠냐는 분위기는 우세했다고 알려졌다.
이날 부장회의에 수사자문단 회부 안건이 오른 데는 구본선(23기) 대검 차장의 제안이 있어서였다. 구 차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5인의 부장단이 수차례 회의를 통해 공동 지휘를 하는 상황이라 수사자문단 소집 여부 역시 부장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윤 총장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윤 총장도 이를 허락해 부장회의 테이블에 올랐다.
다만 논의 내용은 참고 사항이었을 뿐 윤 총장이 최종 결정을 내렸다. 수사자문단 규정에 따라서도 소집 결정은 검찰총장의 권한이다. 부장회의는 의결기구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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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결정, 수사자문단 결과로 평가받을 듯
결국 수사자문단 소집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윤 총장이 내린 결단이다. 수사자문단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와 운영 방식이 다르다. 소집 일자와 구성, 방식 모두 검찰총장이 결정한다.
따라서 윤 총장의 결정은 수사자문단 결과로 평가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자문단이 채널A 기자에게 강요 미수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 윤 총장의 입지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수사팀 손을 들어줄 경우 윤 총장의 리더십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한 현직 검사는 “채널A 기자에게 강요 미수 혐의가 있냐 없냐는 검찰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었던 사안이고 수사자문단 회부 요건을 법적으로 따지면 당연히 문제될 것은 없다”며 “수사자문단 결과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는 “여권에서는 나가라, 검찰 내부에서는 총장의 결정이 논란을 키웠다는 이야기 들이 많아 총장이 참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다만 대검의 설명도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강광우·김수민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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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뉴스1]](http://static.news.zumst.com/images/2/2020/06/25/492d56c2fc614f27b73148e113192d1b.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