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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은 한국외교에 A+를 줬다

노컷뉴스 워싱턴=CBS노컷뉴스 권민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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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볼턴 회고록]한국의 외교력에 굴복한 美 국가안보보좌관
워싱턴=CBS노컷뉴스 권민철 특파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3일 출간을 앞둔 존 볼턴 전 백악관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볼턴의 임기(2018.4.9.~2019.9.10) 기간 열린 3차례의 북미 정상회담과 그와 관련된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서술이 국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볼턴은 73~116페이지(1차 북미정상회담), 289~327페이지(2차, 3차 북미정상회담)를 할애해 이들 세 정상들간 연쇄적 만남의 뒷이야기를 자기중심적으로 서술했다.

볼턴은 처음부터 트럼프와 김정은 간 정상회담에 반대했다고 적었다. 몇 대목만 옮기면 이렇다.

"나는 김정은을 만나려는 트럼프의 열정(zeal) 때문에 마음의 병(sick at heart)이 들었다"(74페이지)

"나의 소망 : 이 모든 것이 붕괴되기를!"(75페이지, 1차 정상회담 장소로 제나바와 싱가포르가 논의됐는데, 북한은 이 두 곳에 비행기를 띄울 형편이 못된다는 부분을 설명하며)

"문(대통령)의 (트럼프에게 한) 전화는 나에게 숨 넘어가는(near-death) 경험이었다"(77페이지,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트럼프간 전화 통화 부분을 회고하며)

그는 북한은 믿을 수 없는 존재라서 대화 자체를 해서는 안된다는 뿌리 깊은 편견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볼턴의 의지와는 반대로 두 정상은 만나고 말았다. 그 것도 3차례나.

볼턴은 그 같은 '절망적' 결과는 한국 정부 때문이라고 곳곳에서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보기에 따라서는 그나 미국이 우리의 대미 외교력에 압도당했다는 말로도 읽힌다.


북미정상간 만남도 김정은의 트럼프 초청장에서 시작됐지만, 사실은 그 초청이 우리정부의 아이디어였다고 주장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그 사실을 나중에 거의(all but) 인정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대목에서 "이 모든 외교적 굿판(fandango)이 통일 의제를 만들기 위한 남한의 창조물이었다"고 적었다.


한마디로 우리 정부에 놀아났다는 취지다.

볼턴의 의도대로 국내 보수언론 역시 이 부분을 대문짝만 하게 다뤘다.

6월 22일 조선일보 1면 (사진=PDF 캡처)

6월 22일 조선일보 1면 (사진=PDF 캡처)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볼턴의 말대로 남한이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고, 이는 우리정부의 주도면밀한 노력으로 꿈이 실현됐다고 실토한 것과 다르지 않다.

볼턴은 1차 북미정상회담 의제로 종전선언이 논의된 것 역시 문 대통령의 통일 의제에서 나온 것으로 의심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종전선언을 언론에 점수 딸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며 공동성명에 종전선언이 명시될 뻔 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 역시 반대로 말하면 우리 정부가 북미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의제까지도 사전정지작업을 통해 선정하려했다는 것이 된다.

볼턴은 우리 정부의 '수작'에 놀아날 뻔 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우리 정부의 외교력에 대한 평가로 들리는 대목이기도 하다.

2019.6.30. 판문점에서 열린 3차 북미정상회담 관련한 기술 부분도 그렇다.

볼턴은 당시 트럼프가 문 대통령의 판문점 대동을 원치 않다고 서술했다. 하지만 함께해서 3차간의 회동을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생각이 워낙 확고했다고 기술했다.

이 대목에서도 그는 "문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놓고 벌어진 논란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겠다는 한가닥 희망으로 들떠있었다"고 술회하면서 자신의 가난한 속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남한 대통령이 현장에도 없는 상태에서 김정은이 남한 영토를 밟는 것은 옳지 않다는 논리로 미국을 설득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국내 보수 언론은 문 대통령이 북미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한 행동을 했다는 식으로 비판의 소재로 삼았다.

하지만 이 역시 결국 우리정부의 뜻대로 판문점 회동은 3자 회동으로 관철됐다.

저명한 국제정치학자 한스 J. 모겐소는 국가는 국제무대에서 권력을 추구하며, 그 권력은 자신의 의사를 상대방에게 관철시키는 영향력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적어도 볼턴의 회고록에서 남한 정부는 그런 권력을 행사한 것으로 곳곳에서 묘사되고 있다.

국무부와 유엔 등 외교무대를 수년 간 전전했던 외교전문가 볼턴은 그런 한국 외교에 몇점이나 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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