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쓰레기 봉투 뒤집어쓴 강아지, 예술 빙자한 노동을 우짖다

머니투데이 이언주기자
원문보기
[삼성미술관 플라토, 김홍석 개인전 ‘좋은 노동 나쁜 미술’]

↑(위)김홍석作 '개같은 형태' 2009, 청동, 235x88x162cm. (아래)제프쿤스의 'Puppy'

↑(위)김홍석作 '개같은 형태' 2009, 청동, 235x88x162cm. (아래)제프쿤스의 'Puppy'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앞에는 강아지 조각상이 있다. 바람 불면 날아갈 듯한 이 작품은 검정색 비닐봉투로 만든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청동으로 주물을 뜬 것이다. 도심 한 복판을 바삐 지나는 사람들조차 한번 쯤 미소 짓게 만든다.

#전시장에 들어서다가 흠칫 놀랐다. 웬 성인 남자로 보이는 한 사람이 누빈 이불을 뒤집어쓴 채 벽에 머리를 대고 서있는 게 아닌가. 가까이 다가가 살포시 이불을 들춰보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험상궂거나 혹은 마음이 서글퍼지는 이의 쓸쓸한 모습을 마주하게 될 것 같아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이 조형물들은 한국의 제프 쿤스라 불리는 미술가 김홍석의 작품 '개같은 형태'(Canine Construction)와 '미스터 킴'(Mr. Kim) 이다.

미국 팝아티스트 제프 쿤스. 이름이 낯설더라도 이 사람이 만든 조형물을 보면 "아, 이 작품!"하며 어디서든 한번쯤 본 기억이 날 것이다. 매끈한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파란색 달걀, 보라색 포장에 금색 리본이 묶인 대형 하트, 풍선으로 만든 듯한 강아지 등 일상에서 친숙한 사물이나 이미지를 차용해 작품화 한 것.

이런 제프 쿤스 작품에 대한 유쾌한 패러디와 풍자를 더한 작품이 전시 중이다. 바로 오는 5월 26일까지 서울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리는 김홍석 개인전 <좋은 노동 나쁜 미술>이다.


이번 전시는 재치 넘치는 작품과 함께 세계적인 미술작품 뒤에 숨은 이름 없는 사람들의 노동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다. 거대한 설치작품을 보면서 관람자들은 분명 작가 혼자서 작업을 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을 할 것이다. 또 영상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을 볼 때도 그렇다.

장르 간 협업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최근 현대미술에서는 작품 한 점이 완성되기 까지 때로는 수십 명의 노력이 들어가기도 한다. 김홍석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미술 안에 속한 사람들의 노동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전시제목도 직접 지은 것이라고 했다.

사실 미술 작품이 나오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협력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개 경우 완성품은 미술가 개인의 작품으로 간주되어 작가 한 사람에게만 부와 명성을 가져다준다. 이에 대해 작가는 "미술가들이 작품에 들어간 많은 사람의 노력에 대해 어떤 윤리적인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됐다"며 이번 전시를 열게 된 취지를 설명했다.


↑김홍석 작가. 뒷쪽에 보는 것이 작품 '미스터 킴'(Mr. Kim), 2012 resin, trousers, sneakers, 125x46x177cm (사진제공=삼성미술관)↑김홍석作 '좋은 비평 나쁜 비평 이상한 비평'(Good Critique Bad Critique Strange Critique) 2013, Installation view (사진제공=삼성미술관)

↑김홍석 작가. 뒷쪽에 보는 것이 작품 '미스터 킴'(Mr. Kim), 2012 resin, trousers, sneakers, 125x46x177cm (사진제공=삼성미술관)↑김홍석作 '좋은 비평 나쁜 비평 이상한 비평'(Good Critique Bad Critique Strange Critique) 2013, Installation view (사진제공=삼성미술관)


그의 설치신작 '좋은 비평 나쁜 비평 이상한 비평'은 작가의 작품에 소극적으로 개입할 수밖에 없었던 연기자나 도슨트(박물관이나 전시장의 안내원)를 대신해 세 명의 미술전문가들이 작가의 작품 두 점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펼쳐진다.

비평의 대상이 된 작가의 작품은 허접한 재료의 덩어리가 조형물로 거듭난 '자소상'과 두 명의 일용직 노동자가 하루치 일당을 받고 캔버스를 걸레질로 닦아냈다는 '걸레질'이다. 토론 영상이 포함된 이 설치작품을 보고 있으면 어디까지가 과연 작가 자신의 작품인지를 집요하게 따져 묻는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조각, 회화,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모두 29점의 작품을 미술관 안팎에 전시한다. 김홍석 작가의 재기발랄한 작품과 비판의식을 담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 그의 재치와 유머, 작품세계, 사회관 등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다음달 26일(금) 오후 4시에는 전시 관람객 100명을 대상으로 김홍석 작가의 강연회가, 5월 11일(토) 오후 4시에는 '미술가들의 착한 노동과 착한 태도'를 주제로 대담 퍼포먼스가 열린다. 전시 관람요금 일반 3000원, 초중고생 2000원. 1577-7595.


[스타뉴스 공식 글로벌 버전 애플리케이션]

[증권알리미]국내외 증시핫이슈 및 오늘의 승부주!

[머니원리포트]큰손이 투자한 이유가 있다


이언주기자 ashley@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차은우 200억 탈세 의혹
    차은우 200억 탈세 의혹
  2. 2쿠팡 ISDS 중재
    쿠팡 ISDS 중재
  3. 3평화위원회 출범
    평화위원회 출범
  4. 4박철우 우리카드 삼성화재
    박철우 우리카드 삼성화재
  5. 5이수혁 팬미팅 해명
    이수혁 팬미팅 해명

머니투데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