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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라도 괜찮아…우린 가족이니까 [책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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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우리 형은 제시카
존 보인 지음·정회성 옮김
비룡소 | 356쪽 | 1만5000원

잘되길 바라는 마음. 그게 가족이다. 그런데 이해와 공감이 동반되지 않은 걱정은 서로를 할퀴기도 한다.

여기 샘의 가족이 있다. 총리를 꿈꾸는 장관 엄마와 유능한 보좌관 아빠는 바쁘지만 완벽한 가정을 꾸리려 애쓴다. 샘에겐 네 살 터울 형이 있다. 동생을 아끼는 멋있고 듬직한 형, 제이슨. 그런 형이 어느 날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꺼냈다. “난 네 형이 아닌 것 같아, 아니 형이 아닌 게 분명해.” 그때 엄마가 말했다. “넌 틀림없는 샘의 형이야. 내가 너희 둘을 낳았다고.” 형이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었다. “형이 아니라 누나 같아….”

이때부터였다. 가족은 더 이상 단란하지 않았다. 엄마와 아빠는 형의 ‘잘못됨’을 바로잡으려 했다. 샘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 형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그저 형이 ‘낫기’를 바랐다. 서로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릴수록 가족은 점점 말을 잃어갔다. 샘은 해결책으로 잠든 형의 긴 머리를 자르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 일은 부모의 소행으로 둔갑했고 결국 형은 집을 나갔다.

이모에게서 연락이 왔다. 샘은 형이 거기에 있는 걸 알았기에 한달음에 달려갔다. 그런데 애타게 찾던 형은 없었다. 괜히 왔다 싶은 찰나 또래의 여자애가 집으로 들어왔다. “인사해, 제시카야.” 샘은 본능적으로 외쳤다. “제이슨 형….” 이모가 말했다. “제이슨은 런던에 두고 왔어. 이 사람은 제시카 누나야.”

형제는 그렇게 돌고돌아 ‘남매’를 받아들였다. 큰아들 문제로 엄마가 총리 후보 사퇴를 발표하던 순간, 제시카는 다시 제이슨이 돼 집으로 돌아온다. 이 장면으로 샘의 가족은 총리일가가 된다. 제이슨은 다시 제시카로 살게 됐을까. 스포일러를 하자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통했다.

임지영 기자 iimi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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