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자칭 협상의 달인 트럼프, 다루기 쉬운 사람"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자칭 협상의 달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다루기 쉬운 사람으로 여겨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러시아와 중국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을 하기를 원했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춰 그를 조종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앞선 1·2차 정상회담에서 각각 단독으로 회담했다. 하노이 회담에서는 배석자가 참석한 확대 회담에서 회담이 결렬됐다.

볼턴 전 보좌관은 "김 위원장 외에 러시아와 중국 정상도 트럼프 대통령과 배석자 없이 만날 것을 요청했다"며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춰 원하는 것을 얻어내도록 조종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대국가의 지도자들은 트럼프가 재선 승리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이 덕분에 쉽게 트럼프를 이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교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현안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맨해튼 부동산에 대해선 대단한 협상가일지 모르지만 똑똑하고 냉정한 푸틴은 그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며 "푸틴은 트럼프를 마음대로 조종 가능한 상대로 생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달인이라는 것은 뉴욕의 부동산 거래 정도에나 어울리는 이야기"라고도 했다.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볼턴 전 보좌관은 그간 백악관에서 경험한 내용을 담은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The Room Where It happened: A White House Memoir)'을 오는 23일 출간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친 존 볼턴의 너무나도 지루하기 짝이 없는 책은 거짓말과 가짜 스토리들로 이뤄져 있다"며 "그는 정말 멍청이(dope)다! 부시 대통령도 볼턴을 해고했다. 볼턴은 무능하다"고 비판했다.

진경진 기자 jk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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