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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보다 더 트럼프스러운 멜라니아, 남편의 스캔들에...

조선일보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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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 멜라니아 파헤친 '그녀의 협상 기술' 곧 출간
2017년 3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아들 배런이 걸아가고 있다. 당시 멜라니아는 아들 배런과 함께 뉴욕에 살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떨어져 살며 혼전계약서를 다시 작성했다. /UPI 연합뉴스

2017년 3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아들 배런이 걸아가고 있다. 당시 멜라니아는 아들 배런과 함께 뉴욕에 살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떨어져 살며 혼전계약서를 다시 작성했다. /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거래의 기술’이란 책을 쓰고 스스로를 ‘협상의 달인’으로 부르고 있지만, 실제 트럼프를 압도하는 협상가는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멜라니아는 자신에게 필요없는 인물들은 깨끗하게 ‘손절’해 과거와 단절하고, 트럼프를 협박해 혼전 계약서를 바꿀 정도로 협상력이 있다는 것이다.

WP 기자인 매리 조던은 신작 저서 ‘그녀의 협상기술: 알려지지 않은 멜라니아 트럼프 이야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멜라니아에 대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트럼프를 닮았다”고 평가했다. 조던은 이 책을 쓰기 위해 멜라니아의 고국인 슬로베니아의 친구부터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까지 100여명을 인터뷰했다고 밝혔다.
유세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AFP 연합뉴스

유세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AFP 연합뉴스


◇별거 무기로 남편과 협상…재산분할 혼전 계약서 바꿔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혼전 계약서가 없는 부자는 “루저(looser)”라고 조롱해왔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의 세번째 부인이다. 트럼프의 두번째 부인인 말라 앤 메이플스는 혼전계약서에 불리한 조항 때문에 이혼하고도 재산을 생각보다 많이 분할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는 그런 트럼프도 멜라니아에게 당해 낼 수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취임한 뒤 백악관에서 혼자 생활해야 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아들 배런과 함께 뉴욕 트럼프 타워에 계속 머물렀기 때문이다. 당초 이는 배런의 학업 문제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책에 따르면 당시 멜라니아 여사는 퍼스트레이디로서 별거를 무기로 결혼 전에 맺은 재산분할 계약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정하려 했다. 대선기간 중 불거진 트럼프 대통령과 전직 포르노 배우와의 스캔들 등 그의 각종 외도 의혹을 알게된 멜라니아가 이를 토대로 ‘재산 협상’에 들어간 것이다.

저자는 “멜라니아 여사의 혼전 합의 내용은 선거 운동 기간 중 나온 남편의 성스캔들 이후 재협상됐다”며 “멜라니아 여사는 재정적 기회와 상속 문제에서 배런이 (트럼프의 전 부인들이 낳은) 세 자녀와 동등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서면 증거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멜라니아는 트럼프의 전 부인들 보다 오랜 결혼생활을 했다. 트럼프는 첫부인과 15년, 둘째 부인과 6년을 함께 살았다. 멜라니아는 2005년 트럼프와 결혼했고 올해가 지나면 트럼프의 ‘부인들’ 중 가장 오랜 결혼생활을 한 사람이 된다.

멜라니아가 백악관으로 오지 않자 트럼프의 장녀인 이방카가 ‘영부인 사무실’을 ‘대통령 가족 사무실’로 바꾸자고 제안했지만 이는 곧바로 실패로 돌아갔다. 멜라니아가 이 같은 이방카의 ‘월권’을 바로 거부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손을 잡고 백악관을 걷는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5월 손을 잡고 백악관을 걷는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로이터 연합뉴스


◇과거를 아는 사람과는 연락안해…인사에도 막대한 영향력

저자는 멜라니아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트럼프를 닮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자신을 ‘협상의 달인’으로 포장하듯 멜라니아도 트럼프 못지 않게 스스로 신화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슬로베니아 출신 모델인 멜라니아는 성형수술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저자에 따르면 사진작가 3명은 멜라니아 얼굴에서 수술자국을 본적이 있다고 했다. 또 멜라니아는 슬로베니아의 류블랴나 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졸업하지 못했다고 WP는 전했다.

멜라니아는 대외적으로 슬로베니아어와 영어 이외에도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등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저자는 주변 사람들이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등에서 몇 단어 이상 말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마스크를 낄 것을 권고하는 트윗을 올린 멜라니아 여사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마스크를 낄 것을 권고하는 트윗을 올린 멜라니아 여사 /트위터 캡처


이 같은 ‘멜라니아의 신화’가 나올 수 있는 것은 멜라니아가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을 만한 사람은 깨끗하게 ‘손절’하기 때문일 수 있다. 슬로베니아의 친구들은 멜라니아가 성공한 뒤 소식을 듣지 못했고, 뉴욕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했다. 저자는 “멜라니아는 기회를 잡고 절대로 뒤돌아 보지 않는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처럼 멜라니아도 사적인 친구가 많지 않다고 한다.


저자는 멜라니아는 트럼프의 귀를 잡으려 노력하지 않는다고 했다. 왜냐하면 이미 트럼프의 귀는 멜라니아에게 가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아들과 심지어 이방카에 대해서도 불평을 하지만 멜라니아에 대해서 그런 게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백악관 직원들이 증언하기도 했다.

대선 직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트럼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선정한 것도 멜라니아였다. 멜라니아가 펜스와 그의 부인 카렌과 함께 식사를 한 뒤 트럼프에게 다른 경쟁자들 보다 낫다고 추천을 했다는 것이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멜라니아가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라며 “인사 문제에 있어서는 트럼프가 절대적으로 멜라니아와 상의한다”라고 했다.

백악관 직원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멜라니아가 좋아하는 사람들(캘리앤 콘웨이 고문 등)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라인스 프리버스·존 켈리 전 비서실장 등)의 희비를 지켜보면서 영부인의 파워를 실감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한 백악관 전직 관리는 “그녀가 당신(백악관 직원)을 좋아하지 않으면 당신의 자리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2018년 11월 미라 리카르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에 대한 교체를 공개 요구했고, 리카르델은 바로 쫓겨났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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