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톺아보기]레이저텍,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감에 주가↑…한일 관계는 변수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요한 마스크 검사 장비 제조 기업인 레이저텍의 주가가 4월 이후 급등하고 있다. 종합반도체(IDM) 기업들이 EUV(극자외선) 공정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마스크 검사 장비 수요가 늘면서 이에 따라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레이저텍 주가 추이.[출처 : 한국투자증권]

레이저텍은 6월 결산법인으로 2020년 회계연도를 1개 분기 남겨 두고 최근 연간 신규 수주액 예상치를 상향했다. 2019년 결산 실적 발표 당시의 예상치 대비 112.9%, 연간 확정치 대비 103.5% 높은 수치이다. 서버, 모바일 등의 수요에 대비해 주요 IDM,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업들이 시설 투자에 나서면서 전 공정 장비 주문이 늘어난 결과다. 실적 발표 다음달 레이저텍의 주가는 15% 급등했고, 이후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같은 레이저텍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전 공정 중 노광에 쓰이는 광원이 EUV로 바뀌고 있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7nm 이상의 미세 공정을 실현하기 위해 EUV 노광 장비 도입이 빨라지면서, 백지 상태의 마스크를 뜻하는 ‘블랭크 마스크’ 또한 EUV 전용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해당 소재의 결합을 검사하고 리뷰하는 장비가 필요해지면서 레이저텍의 ABICS 시리즈 도입이 증가하는 있다. 설계 회로를 입힌 포토마스크 또한 7nm 이상의 디자인이 적용되면서 MATRICS X8ULTRA 시리즈 주문도 늘어나고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마스크 검사 장비 시장에서 레이저텍의 점유율은 25.7%로 미국의 KLA에 이어 두 번째다. EUV용 마스크로 세분화하면 독보적”이라면서 “삼성전자 평택2공장 내 V2 라인 증설 등 최대 고객사들의 EUV 공정 기반 파운드리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검사 장비 수주는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최근 수출규제 관련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놓고 한일 관계가 다시 경색 국면에 접어들면서 핵심 기술로 분류되는 반도체 부문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정치적 변수와 별개로 자체 투자 계획에 따를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 추이에 따라 일시적인 주문 감소도 가능하다. 주가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레이저텍은 웨이퍼 가공 공정 중 노광 단계에 사용되는 마스크의 결함 여부를 검사하는 장비를 제조한다. 1960년 X-Ray 텔레비전 개발로 사업을 시작, 1976년 세계 최초로 LSI(대규모집적회로) 포토마스크 검사 장비를 개발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원화환산 시총은 약 9조원으로 일본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반도체 장비 기업 중 도쿄일렉트론, 어드반세스트, 디스코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2019년 출하량 기준 전세계 반도체 전 공정 장비시장 규모는 554억8000만달러로, 이 중 검사, 계측 등 공정제어 분야는 62억4000만달러로 전체의 11.2%를 차지한다.

레이저텍은 전세계 공정제어 장비시장 점유율 5위, 마스크 검사 장비시장 점유율 2위이다. 주력인 마스크 검사 장비시장에서 미국의 KLA, 독일의 칼 자이스 등이 대표적인 경쟁 기업이다.

레이저텍 전체 매출액의 83.6%가 해외에서 창출되며. 한국, 대만, 북미 비중이 절대적이다. 장비 제조 기업 특성상 고객사들의 시설 투자 계획에 따라 매출액이 결정되기 때문에, 주요 고객사 공장이 위치하는 지역으로의 매출 비중이 높다. 삼성전자, 인텔과 같은 종합 반도체 제조(IDM)기업, TSMC와 같은 수탁 생산(파운드리) 기업이 주요 고객사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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