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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말린 빨래서 나는 상큼한 냄새 ‘새물내’ 정체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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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놈이 가난에 찌들면 새 옷을 입어도 ‘새물내’가 안 나는 법인데….”

송기숙 작가 대표 장편소설 암태도에 나오는 우리 토박이말 ‘새물내’는 맑은 날 빨래해서 이제 막 입은 옷에서 나는 상큼한 냄새를 말한다.

그동안 이 냄새가 왜 나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연구를 통해 마침내 그 정체를 밝혀냈다.

코펜하겐대학에서 화학을 연구하고 있는 실비아 푸글리스(Silvia Pugliese)가 자신이 어렸을 때 엄마가 빨래 줄에 널려 말린 빨래 ‘새물내’를 잊을 수 없어 본업 연구 시간 외에 짬을 내 동료들과 함께 그 냄새를 화학적으로 밝혀내는 실험을 했다.

실험은 먼저 면수건을 초순수(Milli-Q Water)로 3번 빨고 헹구어 대학 내 건물 3군데인 실내와 발코니 처마 밑, 발코니 직사광선 아래에 널었다.

수건이 마른 뒤 봉투에 넣어 15시간 동안 밀폐하고 수건에서 방출된 화학물질을 분석했다. 또 빈 봉투와 빨지 않은 수건, 널어놓은 3곳 공기도 수집해 화학물질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직사광선 아래에서 말린 수건에서는 기분 좋은 냄새인 ‘새물내’ 근원이 되는 유기화합물인 알데히드(Aldehyde)나 케톤을 비롯해 향신료 카다몬에 포함된 펜타날(Pentanal), 감귤계 향기 옥타날(Octanal), 장미 향기가 나는 노나날(Nonanal) 등이 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논문명: Chemical analysis and origin of the smell of line-dried laundry)는 최근 호주 과학기술 학술지 ‘CSIRO Publishing’에 실렸다.


연구팀은 직사광선에 노출된 수건에서 이러한 화학 물질이 방출되는 것은 대기 중 오존 가스나 햇빛 작용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젖은 수건 섬유에 들어있는 물방울이 돋보기 같은 작용을 해 햇빛 속 자외선을 수렴시켜 수건에 들어 있던 화학물질이 들뜨면 알데히드나 케톤 등 같은 물질 합성이 촉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비슷한 화학 반응은 비온 뒤 태양이 비쳤을 경우 자연계 모든 장소에서 발생한다, 그런데 특히 햇빛 아래에서 말린 천에서 향기가 많이 나는 이유는 면섬유가 알데히드를 유지하기 쉽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운 추억의 향기 정체를 밝혀낸 연구팀은 앞으로 인공 빛에서도 동일한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연구할 계획이다.

김들풀 기자 it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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