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매일경제 언론사 이미지

어른들은 왜 그림 동화에 빠졌나

매일경제 김슬기
원문보기

"어른이 되어 읽기 시작한 그림책 때문에 어느 날 세상 모든 책이 재미있어졌다더라는 이야기가 나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무루라는 필명을 쓰는 박서영 작가는 자신을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읽기 안내자'로 소개한다. 무루의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어크로스 펴냄)는 어른이(어른+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을 골라준다. 그런가 하면 황유진 작가의 '어른의 그림책'(메멘토 펴냄)은 어른들과 그림책 읽는 모임을 이끄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림책에 푹 빠진 어른 작가들의 에세이가 연이어 출간되고 있다. 두 저자는 외로움을 이겨내기에 그림책은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증언한다.

무루는 한 권의 그림책을 읽는 일을 "한 번도 열어보지 못한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에 비유하며 30여 권의 그림책을 추천한다. 모험을 꿈꾸는 어른에게는 마티아스 더 세이우의 '멋진, 기막히게 멋진 여행'을 추천하고,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만나고 싶은 이에게는 레오 리오니의 '파랑이와 노랑이', 존 버닝햄의 '알도' 등을 추천한다. 판타지가 필요한 어른에게는 이우연의 '빌린 책을 돌려주러 갑니다'와 숀 탠의 '빨간 나우'와 '도착'이 딱이다.

심지어 "노년의 삶의 대해 사실 약간의 기대를 품고 있다"고 말한다. 샬롯 졸로토의 '우리동네 할머니', 바버라 쿠니의 '엠마'에 등장하는 할머니들은 모두 혼자 잘 살아간다. 멋진 할머니들에 대한 그림책에서 큰 위안과 희망을 봤다고 고백한다.

"나는 어른들과 함께 읽는 그림책이 '마음을 미리 돌보는 온도계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그림책이 나를 치유할 순 없지만 미묘한 온도 변화를 감지하여 내 상태를 일러주기 때문이다."


황유진 작가는 '그림책 37도'라는 그림책 읽는 모임을 이끌고 있다. 책 함께 읽기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은 3, 40대 엄마들 비중이 높지만 직장인, 워킹맘, 중년 남성, 여성 노인, 교사 등 다양한 성인들이 참여한다. 작가는 10년간 IT기업에 다니며 책과 멀어졌지만 우연히 그림책을 접하고 다시 책과 가까워졌다. 모임에 참여한 이들도 그와 다르지 않았다.

어떤 그림책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크게 공감하곤 했다. 나이 든 엄마의 숨겨진 욕망을 그린 유지연의 '엄마의 초상화', 백발 엄마를 안고 눈물 흘리는 중년 여성을 그린 한성옥의 '다정해서 다정한 다정씨' 등이 그랬다. 다양한 문학작품이 등장하는 올리버 제퍼스의 '책의 아이'나 존 패트릭 루이스의 '마지막 휴양지'는 어른이 더 책을 풍부하게 읽을 수 있었다.

심지어 누군가 낭독해주는 경험을 통해서는 글과 그림이 주고 받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고 '낭독 예찬'을 하기도 한다. "때로는 그림 한 장에 기대어도 충분한 위로를 받는다. 이는 성인 책에 가득한 문자 언어로는 하기 힘든 경험이다."

[김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브리지트 바르도 별세
    브리지트 바르도 별세
  2. 2한학자 통일교 조사
    한학자 통일교 조사
  3. 3박근형 이순재 별세
    박근형 이순재 별세
  4. 4김종국 위장 결혼 의혹
    김종국 위장 결혼 의혹
  5. 5손흥민 리더십
    손흥민 리더십

매일경제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