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중섭 김보겸 기자] “불안하기도 하지만 석 달 만에 생애 첫 등교라 감회가 새롭네요.”
27일 오전 9시 서울 성북구 월곡초 정문 앞.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태어나 처음으로 학교에 발을 내디뎠다. 입학 후 무려 87일 만이다. 교문 앞은 난생 처음 와보는 학교에 두리번 거리는 학생부터 새로운 친구를 사귈 생각에 콧노래를 부르며 건물로 달려가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자녀의 첫 등교에 감격해 눈물을 글썽이며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 학부모도 있었다.
학교 앞엔 `기다렸습니다. 여러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플래카드가 걸렸다. 하지만 바로 옆에 세워진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으신 분은 학교 방문을 제한합니다`라는 안내문이 코로나19 상황이 진행 중임을 실감케 했다. 학생들은 정문에서 손 소독을 하고 고깔을 따라 거리를 둔 채 건물로 향했다. 건물 입장 시 열화상 카메라를 거친 후 각자 교실에서 담임이 또 한 번 체온을 측정했다.
27일 오전 9시 서울 성북구 월곡초 정문 앞.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태어나 처음으로 학교에 발을 내디뎠다. 입학 후 무려 87일 만이다. 교문 앞은 난생 처음 와보는 학교에 두리번 거리는 학생부터 새로운 친구를 사귈 생각에 콧노래를 부르며 건물로 달려가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자녀의 첫 등교에 감격해 눈물을 글썽이며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 학부모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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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들이 등교를 시작한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세륜초등학교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
학교 앞엔 `기다렸습니다. 여러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플래카드가 걸렸다. 하지만 바로 옆에 세워진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으신 분은 학교 방문을 제한합니다`라는 안내문이 코로나19 상황이 진행 중임을 실감케 했다. 학생들은 정문에서 손 소독을 하고 고깔을 따라 거리를 둔 채 건물로 향했다. 건물 입장 시 열화상 카메라를 거친 후 각자 교실에서 담임이 또 한 번 체온을 측정했다.
아이들을 배웅하는 학부모들의 표정은 후련함, 감동, 걱정 등으로 복잡했다. 1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이모(50)씨는 “집에만 4개월을 갇혀있다 보니 아이뿐 아니라 돌봄을 하는 부모도 답답함이 컸다”며 “불안은 하지만 원래 했어야 할 등교를 이제라도 하게 돼 속 시원하고 감회도 새롭다”고 말했다.
반면 아이 걱정에 정문 앞에서 손을 놓지 못하고 건물까지 배웅해주는 부모도 있었다. 감염 걱정에 여분의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더 챙겨주기도 했다. 진모(37)씨는 “드디어 친구들을 만나게 돼 좋긴 하지만 아이들이 답답해서 마스크를 벗진 않을까, 친구들과 부대끼진 않을까 걱정된다”며 “혹시 마스크가 땅에 떨어질 경우 새로 꺼내 쓰라고 하나 더 챙겨줬다”고 말했다.
이날 월곡초에는 초등학교 1학년만 등교했다. 1학년은 월요일과 수요일, 2학년은 화요일과 목요일 일주일에 두 번씩 등교하기로 했다. 1학년 전체 학생 59명 중 58명이 이날 등교했다. 1명은 감염 우려에 교외체험학습으로 가정학습을 신청했다. 사실상의 입학과도 같은 1학년 첫 등교인 만큼 가정학습 신청자가 많지 않았다는 학교 관계자 설명이다.
월곡초는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섞는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방식을 택했다. 수업시간 40분 중 30분은 등교수업을 하고 나머지 10분은 각자 가정에서 과제 등으로 해결한다. 30분씩인 각 교시를 합쳐 한 시간으로 만들어 수업토록 했다. 1,2 교시를 쉼 없이 한 시간 진행한 뒤 10분을 쉬는 식이다.
점심은 교실에서 이뤄진다. 간편식은 아니지만 배식의 번거로움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이날 점심 메뉴는 비빔밥으로 정했다. 양은희 교장은 “각 책상에는 가림판이 부착돼 있고 책상도 4열로 거리를 띄워 배치했다”며 “배식 도우미 분들에 대한 체온 검사나 감염 여부 체크도 철저히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학교 방역 노력에도 감염 우려에 점심 식사 없이 하교를 부탁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1, 2학년 두 딸이 있는 노모(36)씨는 “아이들에게 예방 수칙을 잘 설명했지만 아무래도 마스크를 벗게 되는 식사 시간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두 아이 모두 당분간 학교에서 점심을 먹지 않고 집에 오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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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들이 등교를 시작한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세륜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
송파구 세륜초의 등굣길 풍경도 비슷했다. 수업 시작 10분 전인 오전 9시가 다가오자 교문 앞은 등교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로 붐볐다. 학생들은 모두 2m씩 거리두기를 하며 학교로 입장했다. 2학년 딸을 둔 박모(49)씨는 “처음에는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개학을 한다고 해서 놀랐지만 학교의 철저한 방역 준비를 보고 등교를 결정했다”며 “오늘 이렇게 드디어 등교를 하게 돼 감격스럽다”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2학년 아들을 둔 김모(43)씨는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을지가 가장 큰 걱정”이라며 “가방에 마스크와 함께 세정제, 물티슈 등을 챙겨줬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가 바로 옆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급식도 불안해서 신청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세륜초에는 1, 2학년이 동시에 등교했다. 월요일과 수요일 주 2회 등교수업을 실시한다. 이날 1학년 92명 중 가정학습을 신청한 2명을 제외하곤 모두 출석했다. 2학년은 110명 중 4명이 가정학습을 신청했다. 모두 9시 10분부터 12시까지 오전 수업을 하고 급식은 신청자를 대상으로만 하기로 했다.
이날 초등학교 1~2학년과 함께 유치원생도 첫 등원을 맞았다. 세륜초 병설유치원에 재원 중인 딸을 둔 정모(48)씨는 “유치원에 보낼지말지 수십 번 고민했다”며 “본인이 실내에만 있어 답답해 하고 다른 활동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커 등원시키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고3에 이어 이날 전국에서는 고2, 중3, 초 1~2, 유치원 생 약 237만 명이 등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 강서구 미술학원 강사 확진, 양천구 은혜교회 감염, 경기 쿠팡 물류센터 감염 등으로 전국에서 최소 450여곳이 등교를 연기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들이 등교를 시작한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세륜초등학교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http://static.news.zumst.com/images/24/2020/05/27/30edbacad9854f4c8230604ba5868fb8.jpg)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들이 등교를 시작한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세륜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http://static.news.zumst.com/images/24/2020/05/27/fb62440af47a4e55a25898bf22616c1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