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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컬처]"나 오늘 그림으로 플렉스 해버렸어"

서울경제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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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욕망담은 조선시대 팝아트 '민화' 톺아보기
신흥부자 욕망 분출구...과시적이면서 쉽고 재밌게
호림박물관 민화특별전...첫 전시로 책거리,문자도
서양미술에 ‘팝아트(Pop Art)’가 있다면 조선에는 ‘민화’가 있었다. 팝아트가 많은 사람들의 선호를 뜻하는 ‘파퓰러(popular) 아트’의 줄임말이니, 백성 민(民) 자에 그림 화(畵) 자를 쓴 ‘민화’와는 명칭부터 일맥상통한다. 마침 호림박물관이 연간 기획전으로 올 한해 민화특별전을 개최하기로 하고 그 첫 전시인 ‘서가의 풍경-책거리·문자도’를 열고 있다.











사람 사는 이야기.. 쉽고 재미있게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문화 콘텐츠가 되려면 사람들의 관심사를 반영해야 한다. 순수예술이 한두 걸음 앞서 간다면 대중예술은 딱 반 걸음 정도만 앞서야 외면받지 않고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통설처럼, 민화도 대중의 눈높이에서 쉬우면서도 해학적인 표현으로 ‘재미’를 잃지 않았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백수백복도’는 장수를 기원하는 수(壽)와 행복을 비는 복(福)자를 다양한 형태로 표현한 병풍 그림인데, 개구리·사슴·용·올챙이 등의 동물과 꽃·나무·구름 등 각종 자연 소재 등을 변형해 같은 글자를 다르게 표현한 것이 감탄을 자아낸다. 표수아 호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장수를 상징하는 복숭아, 씨가 많은 식물로 자손이 많기를 바라는 연꽃·석류·수박·오이·가지·참외를 비롯해 열매가 많이 달리는 넝쿨식물 등이 즐겨 등장한다”면서 “중국식 발음이 대길(大吉)과 같은 귤, 불로장생의 영지, 신선처럼 살기를 바라는 수선화, 백년해로를 상징하는 기러기 등을 그림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교 덕목의 가르침, 삶의 교훈도 ‘민화’를 통하면 좀 더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문자도’이다. 문자도에서 효(孝)라는 글자는 잉어·죽순·부채·거문고·귤 등이 등장한다. 여기에는 병에 걸린 계모를 위해 한겨울에 얼어붙은 강에서 구해온 잉어, 어머니께 드릴 죽순을 구하지 못해 슬피 흘린 눈물에서 돋아난 대나무, 부모의 베개를 시원하게 하려 부치던 부채, 위험한 순간에도 부모를 위해 타던 거문고, 배고픔을 참고 어머니께 드리려 품고 달려온 귤 등의 고사가 담겨 있다. 충(忠) 자에는 충정의 새우, 단단한 껍질처럼 변치 않는 조개, 절개의 상징 대나무가 함께 쓰였다. 믿을 신(信)자에 새 두마리와 편지가 그려진 것은 한나라 때 흉노에 억류된 소무(蘇武)가 믿음을 갖고 기다린 끝에 기러기 발목에 묶인 편지가 도착해 석방된 사연에 여신 서왕모가 찾아와 무병장수를 기원해 줄 것이라는 믿음의 새인 청조(파랑새)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호림박물관은 7월 말까지 책거리·문자도 전시를 열고 이후 화조화, 산수·인물도의 민화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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